“불평등과 대결하는 경제대통령 되겠다”
정세균 공식 대권 출마선언
국민이 번 돈 국민에게 돌려줘야…소득 4만불 시대
대기업·금융공기업 임금 3년 동결…사회적 대타협
[아시아경제 전진영 기자] “저 정세균, 대한민국의 모든 불평등과 대결하는 강한 대한민국의 경제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힘찬 목소리와 함께 박수가 울려 퍼졌다. 정 전 총리는 17일 공식적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여권 ‘빅3(이낙연·이재명·정세균)’ 중 첫 공식 선언이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누리꿈스퀘어에서 ‘강한 대한민국 경제대통령’이라는 슬로건으로 출마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대한민국의 모든 불평등과 대결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국민 소득 4만 불 시대’, ‘대기업 임원 및 근로자 급여 3년 동결’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회견 시작 전부터 회의장 밖에는 지지자들로 북적였다. 정 전 총리의 이름을 연호하는 사람도 있었고, ‘국민 있는 곳에 정세균 있고 정세균 있는 곳에 국민 있다’라는 피켓을 내건 지지자도 눈에 띄었다.
‘국민 소득 4만불 시대’, ‘대기업 임원 근로자 급여 3년 동결’ 파격 공약 내세워
진회색 정장에 하늘색 셔츠를 입은 정 전 총리는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출마선언문을 낭독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모든 불평등과 대결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국민 소득 4만 불 시대’, ‘대기업 임원 및 근로자 급여 3년 동결 제안’ 이라는 공약을 제시했다.
정 전 총리는 “수출대기업은 크게 성장했지만 대다수 서민과 중산층, 농어민의 소득이 늘어나지 않고 있다. 국민이 번 돈은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를 위한 사회적 대타협이 필수라고 봤다. 그는 “대기업 노동자의 땀과 중소기업 노동자의 땀이 다른가”라며 “땀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 재벌대기업 대주주들에 대한 배당과 임원 및 근로자들의 급여를 3년간 동결할 것을 제안한다. 금융공기업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금과 소득을 크게 올려 국민이 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총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회견장의 내빈들은 박수치며 환호했다.
부동산에 대해선 “부동산을 잡기보다 짓겠다”며 임기 중 공공임대주택 100만호, 공공분양아파트 3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도덕적으로 검증된 지도자라는 점도 강조했다. 정 전 총리는 “지도자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신뢰”라며 “검증받지 않은 도덕성, 검토되지 않은 가능성은 국민께 신뢰를 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정 전 총리의 비서실장인 김성수 전 의원은 이날 회견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소득 4만불 제안에 대해 “이명박의 747, 박근혜의 474 공약 이후 대통령 후보가 수치를 제시하는 것은 금기시돼 왔지만 이번엔 과감히 내걸었다”며 “그만큼 자신감을 내비치는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재벌 대기업 임금 동결 공약은 고심 끝에 내린 공약”이라며 “논쟁적인 공약이라고 생각하지만 후보 의지가 굉장히 강했다. 사회적 대타협을 이룰 자신이 있고, 그런 경험이 있는 후보라는 자신감을 도출했다고 봐 달라”고도 했다.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전 총리가 17일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청년들과 '미래세대와 대화'의 시간을 갖고 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대통령선거 출마선언을 했다./윤동주 기자 doso7@
원본보기 아이콘단상에 청년 오르고, 폰트는 ‘뉴트로’…2030 공략
이날 회견에서는 ‘이준석 돌풍’으로 관심이 커진 2030 세대에 대한 공략도 함께 이뤄졌다. 정 전 총리는 출마 선언을 하기 앞서 2030 청년들과 간단히 질의응답을 가졌다. 재킷을 입지 않은 비교적 편안한 차림으로 청년 6명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한 청년은 “지지율 정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물었고 정 전 총리는 “아픈 데를 막 찔러도 되느냐. 그렇다, 좀 문제다”라며 웃기도 했다. 그는 “20대 총선에서 종로에서 오세훈 후보랑 경쟁했는데 많은 분들이 나를 염려했다. 그러나 내가 아주 많이 이겼다”며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생각으로 (대권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정 전 총리 캠프는 이번 출마선언을 위해 직접 글씨체를 개발했다. 새로움(New)과 복고(Retro)의 합성어인 ‘뉴트로’를 겨냥했다. 김 전 의원은 “복고는 정 전 총리가 가진 원숙함과 경험을 상징하고, 거기에 젊음을 입힌 글씨체를 만들었다”며 “6,70년대 분위기를 가졌지만 젊은 세대에게 주목받는 을지로의 옛 간판 글씨체를 더 강하게 바꿔 ‘정세균체’로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출마선언에는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 김두관·이광재 의원을 포함, 더불어민주당 의원 약 50여명이 참석했다. 정 전 총리는 다음 주부터 규제혁신 간담회를 여는 등 경제에 방점을 둔 행보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살 빼려고 맞았는데 아이가 생겼어요"…난리난 '...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