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종사자도 노조 만들어 보수 협의…산재·고용보험 적용(종합)
산재 가입 방해 전속성 폐지
불공정 계약 관행 고리 끊는다
온라인 플랫폼 업체 책임 강화
勞반발에 입법 1월→1분기 변경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정부가 21일 발표한 배달ㆍ대리기사 등 플랫폼 종사자 보호 대책은 급변하는 노동환경에 발 맞추기 위한 취지다. 정부는 고용·소득이 불안정한 플랫폼 종사자를 법과 제도권 울타리 안으로 끌어와 권익을 보호하되, 일반 근로자처럼 산재ㆍ고용보험료도 거둬들인다. 플랫폼 종사자 입장에선 불공정 계약 관행을 끊는 이점을 누릴 수 있다.
◆정부, 플랫폼 종사자 보호법 마련= 보호대책의 핵심은 관련법 제정이다. 정부는 내년 1분기까지 '플랫폼 종사자 보호ㆍ지원 등에 관한 법'을 새로 만들어 이들 업계 종사자의 근로자성을 판단할 방침이다. 이 법은 현행 제도를 '사람 중심'으로 개편해 산업과 고용 구조를 뒷받침한다는 의도가 담겨있다.
근로자에 해당되는 경우 주 52시간제, 최저임금 등 노동관계법을 적용받을 수 있다. 이 법안에는 표준계약서 개발ㆍ보급을 통해 1인 자영업자에 가까운 플랫폼 종사자도 업체와 공정한 계약관계를 확립할 수 있도록 규율한다. 표준계약서는 불공정거래 금지, 종사자 안전관리, 분쟁 해결 절차 등을 규정하는 것으로, 배달ㆍ대리운전기사 등 16개 직종에 마련돼 있다.
사실상 근로자로서 권익을 인정받은 플랫폼 종사자는 노동조합 설립과 활동에 있어서도 자유로워질 전망이다. 이 장관은 "적법하게 설립된 노조는 노동조합법에 따라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며 "노동조합법상 근로자가 아닌 종사자도 자유롭게 단체를 설립하고, 보수 등 주요 사항에 대해 협의를 요청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법 제정이 정부 예상처럼 추진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노동계는 특별법이 아닌, 노동법상 노동자의 개념을 확대해 플랫폼 종사자의 노동권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플랫폼 종사자를 위한 별도법을 만들 경우 노동법 적용이 퇴색될 우려가 있다는 게 노동계의 시각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종사자의 전속성 요건 폐지를 추진한다. 전속성은 '주로 하나의 사업자에게 노무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재는 전속성이 확보돼야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데, 오히려 가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꼽혔다. 정부는 산재보험법을 내년 1분기 중 개정해 '다른 사람의 사업'에 노무를 제공하는 특수형태근로(특고)ㆍ플랫폼 종사자 누구나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7월부터는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이 질병과 유아 등 불가피한 경우로만 제한된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전국민 산재보험과 전국민 고용보험의 기반을 마련하고, 근로자 중심의 복지제도를 플랫폼 종사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도록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종사자 권익 보호, 기업 책임 강화= 플랫폼 기업의 책임도 강화된다. 플랫폼 종사자 보호법에는 ▲플랫폼 이용계약 기간, 갱신ㆍ변경ㆍ해지 절차, 이용 수수료 등 주요 정보를 제공하고 ▲고객 분쟁에 대한 원만한 해결을 위한 노력 의무 ▲플랫폼 기업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준수사항 등을 규정할 계획이다. 이 법에는 플랫폼 종사자 복지증진을 위한 공제조합 설립 관련 내용도 포함된다. 플랫폼 기업이 플랫폼 이용 수수료의 일정액을 공제부금으로 납부하고, 종사자 퇴직 시 퇴직공제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고용부는 향후 노사단체, 전문가 등과 협의해 법 안에 담길 플랫폼 기업의 책무와 종사자 보호에 관한 내용을 확정한다.
정부는 국회에 계류된 생활물류서비스산업법(생물법)을 처리해 배달 관련 업체를 정부가 인증해주는 제도도 도입할 계획이다. 생물법을 통해 배달기사 사고 발생 시 손해배상을 위한 사업자 공제조합의 법적 근거도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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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배달량 급증으로 사고 위험성이 크지만 이륜차 보험 가입률이 저조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한다. 민관 합동으로 '이륜차 보험 협의체'를 구성해 내년 상반기까지 이륜차보험료 부담 완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플랫폼 종사자의 안전보건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내년 말까지 맞춤형 산재예방 대책을 수립한다. 최근 근로복지기본법 개정으로 플랫폼 종사자도 생활안정자금 융자사업 수혜 대상이 됐다. 생계비, 장례비 등에 대해서 연 1.5%의 금리로 1인당 최대 2000만원까지 융자 지원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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