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눈독들인 전기車업체'…수면 위로 떠오른 中기업 도덕적해이
中 1위 건설사 헝다그룹, 광저우에 속 빈 전기차공장…기업 신용평가사 유착도
정책 허점 악용에 中정부 경고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중국 부동산 재벌 헝다그룹이 전기자동차 육성정책을 악용해 부동산 투자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중국 기업들의 도덕적해이(모럴해저드)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일부 신용평가사들은 기업에 허위 신용등급을 부여하는 등 유착관계도 드러났다. 중국 정부는 기업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일제조사에 돌입했다.
1일 중국 매체 재경(財經)이 운영하는 온라인 매체 레이트포스트(Late Post)는 '헝다의 황당한 자동차사업'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 회사의 전기차 사업의 진정성을 의심했다.
보도에 따르면 헝다차는 광저우에 전기차 생산을 위한 공장을 지었는데, 내부 공간은 대부분 비었으며 공장에 근무하는 작업자도 전무했다. 지금까지 단 한 대의 전기차도 생산한 적이 없었고, 중국 고위 공무원들이 공장을 시찰할 때마다 전기차를 갖다 놓고 작업하는 시늉만 했다는 것이다.
이는 헝다그룹이 자동차 생산이 아닌 부동산을 통한 이익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헝다그룹은 중국 1위 건설사이기도 하다. 헝다가 지난해 9월부터 일 년 간 중국 전역에서 전기차 공장 부지로 사들인 토지는 1133만㎡(343만평)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52%는 공장부지이며, 35%는 주거용, 13%는 오피스와 상가 등을 지을 수 있는 종합용지라는 게 매체의 설명이다.
중국은 신산업 육성차원에서 지방정부가 신에너지차 업체에 주택용지를 판매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 바 있다. 또 공장부지를 매입할 경우 세금 감면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헝다는 이런 제도적인 허점을 노린 것이다. 이 매체는 중국 건설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헝다가 전기차 사업에 실패해도 손실을 보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2017년 포브스 선정 중국 부호 순위 1위에 오른 바 있는 쉬자인 헝다그룹 회장은 부동산으로 부를 축적한 후 지난해 1월 광저우시에 헝다차를 설립하고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를 위해 2018년 6월에 중국 전기차 업체인 FF를 인수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스웨덴 전기차 업체인 NEVS를 사들이기도 했다. 헝다는 내년 하반기부터 양산체제를 갖추겠다며 지난 8월 전기차 6개 모델을 선보이기도 했다.
결국 전기차 등 프로젝트를 구실로 부동산 투자를 했을 경우 헝다의 전기차 사업은 좌초될 가능성이 크다.
헝다의 사례는 중국 기업의 도덕적해이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충격을 줬다. 중국의 경제발전 계획을 총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최근 지방정부에 '신에너지 차량 제조 프로젝트 투자내역을 상세히 보고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맹목적인 신에너지 차량 제조 프로젝트 투자를 억제해야 한다'면서 2015년 이후 6년간 개별기업에 투자한 내역을 정리하도록 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기업과 신용평가회사간 유착도 엄단하기로 했다. 최고 신용등급을 받은 중국 대형 국유기업이 최근 잇따라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를 막지 못하고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내는 사례가 발생한 것은 신평사들과 기업의 결탁도 한가지 원인이었다고 본 것이다. 디폴트를 선언한 화천그룹과 융청석탄기업, 반도체기업 칭화유니 등은 신평사로부터 'AAA' 신용등급을 받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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