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또 대규모 집회 예고…강행 땐 원천봉쇄
서울 집회·시위 신고 1096건
경찰, 금지통고 기조 유지
광화문 광장 경찰버스 '차벽' 논란도
경찰청장 "접촉 최소화 불가피한 조치"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보수단체들이 오는 9일 한글날에도 집회를 예고하며 긴장감이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대규모 집회 강행 움직임이 있다면 개천절에 이어 재차 도심 봉쇄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논란도 예상된다.
5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기준 한글날 신고된 서울 내 집회·시위는 1096여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경찰은 10인 이상 집회를 비롯해 종로구ㆍ중구ㆍ노원구 등 집회금지 구역으로 지정된 곳에서의 집회 102건을 금지 통고했다.
경찰은 앞서 개천절 보수단체들이 집회 개최 강행 움직임을 보이자 서울 도심을 원천 봉쇄했다. 도심 진입로 90곳에 검문소를 운영하고, 광화문부터 서울시청까지 세종대로 구간에 경찰버스 300여대를 투입해 '차벽'을 세웠다. 도심으로 진입하려는 보행자에 대한 통제도 이뤄졌다. 이에 따라 서울 도심에서의 대규모 집회는 원천 차단됐고, 서초구 일대에서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차량 시위만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이런 가운데 보수단체들은 한글날 집회를 예고했다. 최인식 8ㆍ15 집회참가자 국민비상대책위원회 사무총장은 "9일과 16일, 17일 계속 집회 신고 계획을 세우겠다"며 "집회가 막혔다고 해서 집회가 아닌 수단으로 바꿀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사랑제일교회 변호인단과 개천절 차량시위를 진행한 애국순찰팀 역시 한글날 기자회견을 계획 중이다.
경찰은 우선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집회금지 통고 기조를 유지하면서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보수단체들이 지속적으로 한글날 광화문 집회 등을 독려할 경우 재차 도심 봉쇄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광복절 집회 당시 100명이 신고됐는데 수천명이 집결했다"며 "대규모 집회는 방역조치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경찰로서도 도심 봉쇄가 과도한 조치라는 비판은 부담이다. 광화문에 설치된 차벽을 두고 이명박 정부 당시 광우병 촛불집회 대응을 위해 설치한 일명 '명박산성'에 빗댄 '재인산성'이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통제 조치로 인한 일반인들의 불편도 불가피하다. 이를 의식한 듯 경찰은 이례적으로 개천절 당일 "시민들께서 기꺼이 불편을 감수하고 협조해준 덕분에 안전하게 상황이 종료될 수 있었다"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김창룡 경찰청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직접 접촉에 의해서 야기될 수 있는 감염병 감염 또는 확산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찰이 선택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불법 집회가 개최되지 않도록 하고 감염병 확산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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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은 거듭 집회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이번 주말도 방역적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한다"며 "코로나19 상황이 확실히 안정될 때까지 다수가 밀집하는 집회는 자제해 줄 것을 다시 한 번 요청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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