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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김정은 사과' 추석 밥상머리 민심 대형 이슈로

최종수정 2020.09.27 06:00 기사입력 2020.09.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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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앞두고 '北, 우리 공무원 피살' 사건 정치권 대형 이슈 부상
민주당 "김정은 직접 사과 이전과 다른 경우"
유시민 "우리가 바라던 것 진전…계몽군주 같다"
김종인 "'김정은 찬스'로 무마했다간 공분살 것"

서해 최북단 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후 북한군에 피격·사망한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공무원 A씨(47)가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10호'가 26일 오전 인천시 연평도에서 전남 목포 서해어업관리단으로 돌아갔다. 사진은 이날 이른 아침 무궁화10호가 출발 전 연평도 앞바다에 정박해 있는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해 최북단 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후 북한군에 피격·사망한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공무원 A씨(47)가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10호'가 26일 오전 인천시 연평도에서 전남 목포 서해어업관리단으로 돌아갔다. 사진은 이날 이른 아침 무궁화10호가 출발 전 연평도 앞바다에 정박해 있는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A 씨(47)가 북한군에게 피살당한 사건과 관련해 북한이 이례적으로 사과의 뜻을 전한 것을 두고 정치권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북한의 우리 공무원 사살과 시신 훼손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국회 본회의를 열어 채택하자던 더불어민주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에 나섰다.

특히 곧 민족 최대 명절 추석을 앞두고 이른바 '추석 밥상머리 민심'이 어디로 향할지 정치권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건 발생 직후 북한 태도에 아무런 변화가 없어, 우리 공무원 피격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대응을 중심으로 여론이 급격하게 얼어붙던 상황에서 김 위원장 사과로 이제는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느냐 등 정치권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진행된 북측에 의한 우리 공무원의 총격 피살과 관련한 긴급 현안질의에서 논의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진행된 북측에 의한 우리 공무원의 총격 피살과 관련한 긴급 현안질의에서 논의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민주당 "김정은 위원장 직접 사과 주목" , 유시민 "우리가 바라던 것 진전…계몽군주 같다"

25일 김 위원장은 청와대에 보낸 통지문을 통해 "가뜩이나 악성 비루스(코로나19) 병마에 위협으로 신모하고 있는 남녘 동포들에게 도움은커녕 우리측 수역에서 뜻밖에 불미스러운일이 발생해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준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를 두고 김정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청와대는 앞서 북한에 진상규명과 사과, 재발방지를 요구했다. 이에 대한 즉각적인 답변과 김정은 위원장의 직접 사과는 이전과는 다른 경우여서 주목한다"며 김 위원장 사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해 "북한 최고지도자가 대한민국 국민과 대통령에 대해서 사과나 유감 표명을 한 적이 있는가"라는 윤건영 민주당 의원 질문에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면서 "신속하게 미안하다는 표현을 두 번씩이나 사용하면서 북의 입장을 발표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 사과가 없던 25일 오전 민주당은 강경 대응 입장이었다.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어떤 이유에서든 북한의 반문명적이고 야만적인 만행은 용납될 수 없다"며 "국회 차원의 대북 규탄 결의안을 추진하겠다"며 원포인트 본회의 소집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민주당 뿐만 아니라 여권 인사들의 김 위원장 사과에 대한 긍정 평가가 이어졌다.


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25일 온라인 라이브 방송으로 개최된 10·4 남북정상선언 13주년 기념행사에서 '한반도 평화국면의 동요원인과 대안 모색'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김 위원장 사과에 대해 "우리가 바라던 것이 일정 부분 진전됐다는 점에서 희소식"이라며 김 위원장을 "계몽군주 같다"고 언급했다.


함께 출연한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통 큰'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북한의 우리 국민 사살·화형 만행 진상조사TF' 제1차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북한의 우리 국민 사살·화형 만행 진상조사TF' 제1차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국민의힘 "'김정은 찬스'로 이번 사태 무마 시도한다면 더 큰 국민적 공분 자초"


이에 대해 배현진 국민의힘 대변인은 26일 논평을 통해 "원포인트 본회의를 선(先)제안한 민주당의 진정성을 믿고싶다"며 "청와대도 조금 전 '북측 통지문과 우리 첩보 판단에 차이가 있어 계속 조사해서 사실관계를 규명해 나가기로 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월요일 본회의를 열어 국회법에 의거한 대정부 긴급현안질문을 실시해 진상을 명명백백 밝히자"며 약속대로 본회의를 소집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김정은의 유감 표명 한 마디가 국회의 소임을 방기할 면죄부가 될 수 없다"며 "우리 국민이 살해됐다. 발 빼지말라. 모르쇠도 말라. 대한민국의 집권여당은 속히 응답하라"고 압박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북한의 우리 국민 사살·화형 만행 진상조사 TF' 회의에 참석해 정부와 여당을 향해 "'김정은 찬스'로 이번 사태를 무마하려 시도한다면 더 큰 국민적 공분을 자초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만행은 북한군이 비무장상태의 우리 국민을 총살하고 시신을 끔찍하게 화형 시킨 패륜적 무력도발"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아직 사태의 심각성을 외면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 사건을 국제형사재판소(ICJ) 제소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또 "행여나 문재인정부가 느닷없이 북한의 전통문과 진정성 없는 면피성 사과로 이번 사태를 덮으려 한다면 정권의 무덤을 스스로 파는 자해행위가 될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청와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청와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어 "소위 '대통령의 47시간'에 대한 진실이 밝혀져야 만이 문 대통령의 군통수권 자격 논란이 정리될 것"이라며 "지금 남북 핫라인보다 대통령과 청와대 비서진 간 핫라인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왜 나오는지 돌아보라"고 지적했다.


시민들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30대 회사원 김모 씨는 "사실관계를 놓고 보면 북한군으로부터 우리 국민이 피격을 당했고, 김정은은 사과했다. 그럼 끝나는 일인가"라고 반문하며 "말뿐인 사과보다 책임 있는 자세를 북한이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도 정치적인 관점이 아닌 우리 국민이 사살을 당한 것에 분노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40대 직장인 이 모 씨는 "김정은이 사과해서 끝나는 일이 아니다"라면서 "이런 일이 왜 일어났고, 또 그 과정에서 문제는 없었는지 궁금하다"면서 "유족 입장에서 사과문을 긍정적으로 보는 의원들을 보면 어떤 생각을 하겠나"라고 비판했다.


20대 대학생 김모 씨는 "말 그대로 우리 국민이 북한군에게 사살되었는데, 이를 정치적으로 해석 서로 유리하게 일종의 '도구화' 한다면 많은 청년이 또 분노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은 국방위·정보위·외통위 간사, 당 전략기획위원장 등이 참여하는 비공개 협의체를 가동, 이번 북한군의 우리 공무원 피격 사건 등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를 밝히기로 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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