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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수의 인구프리즘]인구변화發 소비트렌드변화…'공유경제 시대'로

최종수정 2020.07.10 12:30 기사입력 2020.07.10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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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수의 인구프리즘]인구변화發 소비트렌드변화…'공유경제 시대'로

시대는 변한다. 또 시대변화는 소비 패턴에 반영된다. 시대변화의 모태는 인구변화다. 인구 구조의 양적ㆍ질적변화야말로 사회 전체에 다종다양의 변화 파장을 추동한다. 인구(고객ㆍ욕구)가 변했기에 시장 재편은 당연하다. 한국처럼 유례없는 급격한 인구변화라면 훨씬 복잡하고 치열한 소비변화를 낳는다. 이 때문에 인구변화발 소비 트렌드는 반드시 체크ㆍ흡수해야 할 과제다. 안 팔리고 덜 나간다면 달라진 고객 욕구와 눈높이가 어긋났다는 의미다. 대량의 매스 소비는 끝났다. X세대부터 밀레니얼ㆍZ세대는 지갑 사정부터 취향 욕구까지 완전히 달라졌다.


양은 줄었는데 질은 더 까다로워졌다. 양적 성장은 피크를 찍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ㆍ구매력 기준)이 4만달러에 올라섰으니 그간 숨가쁘게 성장해왔다. 문제는 앞으로다. 쉽잖은 상황이다. 축소경제의 안착이 불가피하다. 축소경제는 특히 후속 세대인 청년 인구의 사회 진입부터 체감된다. 고용 없는 성장과 장기ㆍ안정적인 일자리가 부족해 청년의 시름은 깊다. 곧 구매력의 감소를 뜻한다. 이에 더해 소유욕을 낮추려는 가치관마저 공유된다. 더 빨리 더 많이 가지려는 양적 팽창의 종료다. 미래의 불확실성이 현재의 인내로 미래의 행복을 치환하는 전통 구조를 깨버린 것이다. 적어도 물적 향상심(向上心)의 조정ㆍ포기는 MZ세대의 공통 인식 중 하나다. MZ세대는 1980년부터 2004년생까지를 일컫는 밀레니얼(M) 세대와 1995년부터 2004년 출생자를 뜻하는 Z세대를 합쳐 일컫는 말이다.

급격한 인구변화 소비패턴에 반영
X세대부터 밀레니얼·Z세대 등
청년인구 취향욕구 완전히 달라져

더 중요한 건 눈앞의 행복의 실현이다. 괴롭게 미루기보다는 가볍게 즐기려는 심리가 확산된다. 이는 새로운 소비 지점을 창출한다. 사지 않고 빌리는, '소유→사용'으로의 소비 스타일 변화가 그렇다. 풍족으로 내구재조차 교체 수요에 한정되는 시대다. 필수품일지언정 사용 빈도가 낮으면 구매 결정은 저지된다. 특히 손 안에서 모든 걸 처리하며 편하고 즐겁게 살아가려는 디지털세대에겐 소유가 전제된 소비욕 자체가 옅다. 사고 싶어도 힘든 비정규직ㆍ저임금의 현실적인 구매 장벽도 굳건하다.

인구 변화가 빠르던 일본은 소유 기반의 매스 소비가 뚜렷히 줄었다. 후속세대를 넘어 연령 불문 확산세다. '공유경제(Sharing Economy)'의 부각이다. '고성장→저성장'이 시작된 한국도 전망은 밝다. 새로운 공유 대상과 달라진 공유 방식은 유력한 사업모델이다. 일본 정부는 디플레경제를 풀어낼 디딤돌로 공유경제를 찍었다. 경제 활성화의 매력모델로 키울 방침이다. 유휴 자산을 재활용해 신규 기회를 만들어 지역 부활은 물론 해외 수출까지 넘볼 계획이다. 정합성은 충분하다. 단기간에 큰 경제 효과가 기대된다. 없는 걸 만들지 않고 있는 걸 활용해서다. 무엇보다 확장성이 유효하다. 공간ㆍ이동ㆍ물건ㆍ사람ㆍ돈 등 남는 걸 플랫폼에 모아 공유 이상의 매매ㆍ교환까지 가능하다.

전영수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전영수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공유경제는 신고객의 욕구 빈틈을 정확히 공략한다. 절약 지향이 대표적이다. 내핍적 일상생활은 감축 성장ㆍ수축 사회를 살아갈 신고객의 필수 덕목이다. 가처분 소득과 직결되는 불황 여파가 구매 소유욕을 억누른다. 생산가능 연한인 최소 50년(15~64세)에 걸쳐 신고객의 경직적 소비 패턴은 대세일 수밖에 없다. 필수품 혹은 자아실현적 소액 사치를 빼면 덜 사고 안 사는 데 익숙하다. 박탈감도 하루이틀이지 그러려니 내려놓는다. 풍요로운 유년시절을 지내왔을수록 더 그렇다. 부모 덕에 웬만한 걸 소비해봤기에 꼭 필요하지 않으면 지갑 사정이 먼저다. 써봤기에, 가져봤기에 실제 효용을 잘 안다. 이 때문에 이들 신고객의 소비 주파수에 공유경제를 맞춰보는 건 자연스럽다.


사라진 소유욕은 새로운 대체 소비로 잉태된다. 간접 효용을 누리려는 욕구 발현이다. 구매 소유 없이 사용 효용만 획득하려는 사용 가치에의 주목이다. 공유경제의 경제 합리성이다. '감축경제→절약지향→소유거부→사용가치→공유경제'의 연결 구도다. 부담스러운 구매 결정 없이 손쉽게 빌려쓴다는 점에서 틈새 욕구이나 신고객 다수와 접점이 맞고 익숙해질 장기 소비란 점에서 주류시장의 잠재력도 확인된다. 공유경제는 중고선호(Reuse)와도 통한다. 공유로 못 푸는 소유욕이면 중고시장에서 고가성비의 소비 효용을 올릴 수 있다. 도덕 소비ㆍ윤리 구매도 공유경제의 확대 변수다. 환경 파괴 등 정의ㆍ공정하지 않은 방식의 생산 재화를 거부하는 대신 지속 가능한 지구 생태계와 맥이 닿는다.

안 사고 빌리는 소비스타일 변화
'소유→사용' 공유경제 대활황

'소유가치→사용가치'의 변화는 확산된다. 저성장발 절약 지향성은 초기부담ㆍ유지 비용이 낮은 렌털 선호로 연결됨과 함께 생활스타일은 무소유적인 반발 기제와 맞물린다. 렌털 재화의 품질 관리ㆍ안전 확보ㆍ가치 변화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최신제품을 원할 때 빌려 쓸 수 있다는 공유경제 자체의 욕구 공략이 주효했다. 종류는 많다. 고급ㆍ고가품 위주에서 공유되지 않을 게 없을 정도로 라인업은 확대된다. 확산 배경은 3가지로 압축된다. ▲IT의 발전(공유정보 매칭 용이) ▲경제사회 구조 변화(소유보다 사용 가치 중시관) ▲자원ㆍ환경문제 심각화(환경 부하 절감 필요) 등이다. 선진국에선 공유경제가 유력한 성장산업이다. 시장 규모만 100조원 이상이다. 성장세는 연평균 29.5%대(PWCㆍ2014)다. 잠재시장을 공유 대상별로 보면 이동(36%), 공간(20%), 물건(19%), 기술(18%), 돈(7%) 등이다(정보통신종합연구소ㆍ2017). 2018년 일본시장은 1조8874억엔까지 불어났다. 제도 정비 시 2030년 11조1275억엔까지 추정된다. 이 정도면 편의점의 시장 규모와 맞먹는다.


범주별로는 애플리케이션ㆍ렌털을 통한 물건 공유가 5201억엔으로 제일 많다. 민박ㆍ주차장 등 공간 공유도 5039억엔으로 비슷하다. 크라우드펀딩처럼 금전 공유는 4587억엔, 자동차 등 이동도 1935억엔까지 커졌다. 가사ㆍ육아 등 숙련기술 공유시장도 2111억엔에 달한다(일본공유경제협회ㆍ2019). 공유경제의 창업과 대기업 진출도 가속적이다. 점진적이되 확실한 트렌드로 자리 잡는 추세다.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게 잠재적인 공유 대상이다. 거부감은 별로다. 18~25세 설문조사 결과 63%가 공유경제 활용에 저항감이 없다고 했다. 공유경제는 인구 변화발 틈새 욕구지만 성장 조건을 두루 갖췄다. 염세적인 청년 인구를 중심으로 소유 자체가 중과세적 벌금이란 자조까지 공감, 시장 확대는 기정사실에 가깝다. 한국도 시장은 열렸다. 다양한 공유가치의 창출 모델이 시나브로 확대되고 있다. 잠재 대상은 소비 기간이 중장기적이고 소유 욕구가 낮은 것부터 시작된다. 다만 확장성은 무궁무진하다. 필요한 최저한의 가벼운 생활을 지향한다면 공유경제는 안성맞춤이다. 저비용ㆍ고편리가 만든 부가가치는 공감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영수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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