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이 기존 정규직과 똑같은 상황 되는 것 아냐"

지난 2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보안검색 노동자 정규직화 관련 브리핑을 마친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브리핑실을 나와 엘리베이터로 이동하던 중 직원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2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보안검색 노동자 정규직화 관련 브리핑을 마친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브리핑실을 나와 엘리베이터로 이동하던 중 직원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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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슬기 인턴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공공기관 최초로 '비정규직 제로(Zero)화'를 선언하고 오는 6월 말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해 논란이 된 가운데,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 주임교수가 24일 "그전에 정규직이 적었던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하 교수는 이날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 전체 직원이 1만 1400여 명인데 그중에 정규직이 1400여 명이다. 그러면 나머지 1만 명이 비정규직인데 정확하게는 9785명이다. 인천공항은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천국이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같은 날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멈춰달라'는 내용의 청원 게시글이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하 교수는 해당 청원에 대해 "이대로 가면 오늘 10명이 취업하면 7명이나 8명은 비정규직이 되는 거다"라고 했다.


하 교수는 "비정규직이 기존 정규직과 똑같은 상황으로 전환되는 거라면 저라도 반대할 거다. 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타임라인에 어떤 사람이 글을 하나 올렸는데 '영어과 입학을 준비하다가 수학과 정원이 줄었다고 화내는 거랑 똑같은 거 아니냐' 이렇게"라며 "비정규직이 너무 많아지다 보니까 정규직이 계급화가 됐다. 조선 시대의 양반, 상놈처럼. 정규직이 되길 원한다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찬성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그만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게재됐다. 해당 청원은 25일 오전 10시 기준 총 22만 명 이상이 동의했다.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그만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게재됐다. 해당 청원은 25일 오전 10시 기준 총 22만 명 이상이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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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교수는 "주로 공항소방대, 야생동물 통제, 여객보안검색, 공항운영, 공항시설 시스템 보안, 경비 분야 등 핵심 분야에서 비정규직 노동자가 일한다. 그런데 이 중에서 1902명을 직접 고용해 정규직화하겠다고 한 것이 며칠 전 발표다"라며 "2017년 5월 당시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금년 내 공항 가족 1만 명 모두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방식은 두 가지다. 직접고용 정규직화하든지 자회사 설립해서 자회사 정규직을 받든지. 1만 명 중의 3000명을 직접고용 정규직화하고 7000명은 자회사 정규직 하겠다, 이게 최종안이었다"라며 "대표적인 예가 경희대다. 경희대학 환경미화 노동자들 3년 전에 자회사로 정규직화해서 굉장히 모범적인 사례로 언론에 대서특필됐었다. 3년 지나자 대학이 다른 용역회사로 계약을 바꿔버렸다. 그럼 바로 실직되는 거다. 고용 승계도 또 해야 되고. 이게 자회사 정규직의 운명이다."라고 의견을 개진했다.


그러면서 직접고용 정규직화하겠다고 발표한 1900명에 대해서 "법 때문이다. 특수경비업을 하려면 경비업법에 따라서 특수경비업법 회사에 고용돼 있어야 하는 특수경비노동자여야 하는데 공항공사는 법적으로 특수경비업을 할 수 없는 회사다. 그래서 직접 고용되면 보안 검색할 수 없다, 이게 이제 이유였다. 그런데 실제로 청원경찰 전환시키면 충분히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지난 23일 오후 3시15분 서울의 한 대학. 학생들이 공부에 몰두하고 있다/사진=강주희 인턴기자 kjh818@

지난 23일 오후 3시15분 서울의 한 대학. 학생들이 공부에 몰두하고 있다/사진=강주희 인턴기자 kjh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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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살 군대 전역 후 알바천국에서 보안으로 들어와 190만 원 벌다가 이번에 공항 정규직으로 간다.' 등 진위를 확인할 수 없는 메시지가 언론 보도가 된 사안에 대해서는 "팩트부터 틀렸다. 비난이 타당해지려면 비정규직이 정규직 전환되면서 임금이 대폭 상승하고 기존 정규직만큼 노동 조건이 개선된다면 그 지적이 타당하다"라고 꼬집었다.


하 교수는 "정규직 전환할 때 기존 정규직 업무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으면, 그리고 기존 직급 호봉 체제에 부분 수용되면, 다 부서별로 이렇게 배치가 되면, 이 걱정은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절대 그렇지 않다"라며 "하고 있는 업무의 내용이 전혀 바뀌지 않은 채 노동 조건도 별로 개선되지 않고, 연봉도 대폭 인상되지 않으면서 고용 형태만 간접고용이었다가 직접고용으로 바뀌는 거다. 정년퇴직할 때까지 수십 년 일해도 그냥 보안검색요원이다. 기존 정규직 업무를 침범하지 않기 때문에 나중에 승진 경쟁 대상도 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하 교수는 "제가 만일 공항공사 정규직이면 회사 내 세력 균형이 깨지는 걸 제일 두려워할 거다. 노동조합의 측면에서 보면 노조가 통합되면 그쪽에서 장악하게 될 거고 노동조합이 분리되어 있다고 해도 그쪽이 다수 노조니까 교섭대표권을 행사하게 된다."라고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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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그 정도의 복리후생이 향상되는 것조차 용납할 수 없을 만큼 사실 정서가 피폐해진 거다. 그러면 이렇게 계속 분위기를 불러일으키면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고 지금 비정규직이 정규직화되는 과정에서 진입장벽이 상당히 높아질 수가 있다"라고 우려했다.


김슬기 인턴기자 sabiduria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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