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직접대출 방식…10조 규모
홍남기 "필요시 20조까지 SPV규모 확대"

정부·산은 2조, 한은 8조 부담
3차 추경안 국회 통과 후 출범

'투기등급' 회사채도 사는 SPV설립…"3차추경 통과 후 출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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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장세희 기자] 한국은행과 산업은행,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비우량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매입하는 기구를 설립하기로 했다. 총 10조원 규모로, 특수목적기구(SPV)에 한은과 산은,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는 '직접대출' 방식이다. 정부와 산은이 각각 1조원, 한은이 8조원을 부담한다.


20일 정부와 한은 관계자는 "4월 중순 들어 회사채 시장 여건이 일부 개선됐으나 A등급 이하 비우량채 시장은 여전히 부진하고 자금시장의 신용경계감이 여전하다"며 "저신용등급을 포함한 회사채·CP 매입기구 설립을 구체화해 채권시장 불안요인을 적극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A등급 이하 회사채 발행금액은 지난 2월 1조3000억원에서 3월 1조2000억원, 지난달엔 2000억원까지 줄었다. 만기 3년 미만 회사채 발행 비중 역시 지난 3월 19.9%, 지난달엔 21.5%까지 커졌다.


◆10조 규모 출범…"필요시 20조로 확대"= 당초 정부는 지난달 22일 20조원 규모의 SPV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최근 시장이 다소 안정된 만큼 상황을 지켜보면서 규모를 늘려도 된다는 판단 하에 우선 10조원 규모로 SPV를 운영하기로 했다. 한은이 8조원 규모의 선순위 대출을 부담하며 산은이 산금채 등을 통해 조성된 재원으로 1조원의 후순위 대출자금을 마련한다. 정부는 21년 예산 5000억원에 3차 추경 5000억원을 더해 1조원을 부담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제4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 모두발언에서 "6개월간 한시적으로 SPV를 운영한 후 시장안정 여부를 감안해 연장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며 "필요시 20조원까지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산은이 총 2조원을 부담하면서 한은은 SPV 중 10%의 신용보강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만약 SPV가 매입한 회사채에서 손실이 발생할 경우 가장 먼저 정부 출자액에서 손실액이 차감된다. 1조원을 모두 소진할 경우 산은 후순위 대출자금에서 손실액을 제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역시 회사채 매입 등을 위한 SPV에 재무부가 10% 지급보증을 한 바 있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안정에 대한 한은의 의지가 시장에 보다 명확히 전달되면 효과가 클 것으로 판단해 직접대출 방식으로 SPV를 설립하게 됐다"며 "정부와 산은을 통해 신용보강이 충분히 이뤄진 점도 SPV 직접대출을 하게 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손실 최소화 원칙에 따라 직접대출시 10~20% 상당의 지급보증이 필요하다고 밝혀 왔다.


'투기등급' 회사채도 사는 SPV설립…"3차추경 통과 후 출범"(종합) 원본보기 아이콘


◆코로나19 충격에 하락한 투기등급 회사채(BB)도 매입= SPV가 매입하는 회사채 등급의 하한선은 원칙적으로는 BBB다. 회사채 투자등급의 하한선이다. 한은 관계자는 "우량 및 A등급 회사채를 주로 매입하되, BBB등급 이하 채권도 매입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충격으로 신용등급이 투자등급에서 투기등급으로 하락한 회사채, 일명 '추락천사(Fallen angel)'도 유사시에 매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CP와 단기사채의 경우 A1~A3 등급을 매입한다.


다만 2년 연속 이자보상비율이 100% 이하를 기록한 기업은 매입대상에서 제외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일시적으로 자금조달에 애로를 겪는 기업만 지원하겠다는 뜻으로, SPV가 좀비기업들의 생명을 연장시키는 장치는 아니라는 것이다. 또 만기 3년 이내의 회사채·CP만 매입할 방침이다. 한은 관계자는 "위기시 한시적으로 유동성 공급을 하겠다는 차원"이라고 전했다.


특정기업이나 산업에 지원이 몰리지 않기 위해 매입한도도 설정했다. 동일기업 및 기업군에 대한 매입한도는 SPV 전체 지원액의 2~3% 이내로 정했다. SPV 매입금리는 시장금리에 일부 가산 수수료를 추가한 형태다. 가산 수수료는 신용등급별로 차등화(신용등급 낮을수록 수수료 상승)하되, 최대 100bp(1bp=0.01%포인트) 이내로 부과한다.


◆"한은 적극적 움직임" 시장 환영…실제 출범은 3차 추경안 통과 후= 정부는 한은과 산은 등이 적극적으로 나서 SPV를 설립한 만큼, 채권시장 안정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중앙은행·정책금융기관 간 역할을 분담하기로 했다"며 "다만 매입대상은 저신용등급 회사채에 대한 위험이 높은 점을 감안해 추락천사 회사채에만 한정해 BB등급 회사채를 매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시장도 반기는 분위기다. 공동락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위기 시에 뒤에서 받쳐줄 수 있는 중앙은행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한은으로선 매우 적극적인 조치를 한 셈"이라고 전했다. 다만 매입대상이 더 확대돼야 효과가 있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중앙은행이 나서 회사채 직접 매입을 한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도 "현재 BBB 투자 등급은 시장에서 거래가 잘 되고 있기 때문에 BB와 B등급 회사채가 문제긴 하다"고 밝혔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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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V의 실제 출범시점은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국회를 통과된 이후가 된다. SPV에 출자할 정부의 자금 1조원 중 절반이 3차 추경안에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한은은 "정부의 산은에 대한 출자금 1조원 중 5000억원이 3차 추경안에 반영돼 있다"며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한 후 정부 출자금을 바탕으로 산은이 SPV에 1조원을 출자해 매입기구가 출범한다"고 밝혔다. 한은과 산은은 설립된 SPV의 회사채ㆍCP 매입 규모에 맞춰 각각 8조원(선순위)ㆍ1조원(후순위) 규모의 대출을 실행할 예정이다.


이렇게 SPV가 실제로 출범하기까진 공백이 있는 만큼, 정부와 한은은 "사전 채권매입 등으로 정책공백을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시장상황에 따라 필요할 경우 산은이 저신용등급 회사채와 CP를 먼저 사들이겠다는 것이다.


한은은 한은법 제80조(영리기업에 대한 여신)에 근거해 SPV에 직접대출을 할 수 있다. 금융기관의 신용공여가 크게 위축되는 등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자금조달에 중대한 애로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4명 이상의 찬성을 얻어 영리기업에 여신할 수 있다. SPV 출범 시점이 국회에서 3차 추경안이 통과된 후인 만큼, 금통위는 SPV 출범 후 실제로 한은이 SPV에 대출을 실행할 때 이 안을 처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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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지원 방식은 캐피탈 콜 방식으로, SPV가 자금을 요청할 때 대출해주는 방식이다. 기업의 조기상환, 시장 정상화 등에 따라 SPV운용 규모가 축소되면 SPV는 한은의 선순위 대출금부터 우선 갚는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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