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혜리/언론인·문화비평

[톺아보기]코로나19가 일깨워 준 가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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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건에는 양면성이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우리 사회, 나아가 지구 전체에 큰 재앙을 가져다 주었지만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는 소중한 것을 얻고 있다. 타인에 대한 배려와 공동체 의식이 이런 전대 미문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그 가치를 알게 된 것이다. 위험을 감수하고 대구로 향했던 의료진과 자원봉사자, 그들의 헌신에 감사하며 대구시민들이 보낸 답례 표현들, 기부금 행렬,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감안한 임대료 깎아주기, 헌혈운동, 코로나19 치료 중인 환자들을 위로하는 꽃 보내기 운동 등. 수많은 미담은 코로나19 실시간 상황을 지켜보면서 갖게 되는 불안감을 크게 희석시켜 주고 있다.

고도성장 시대를 거쳐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지만 우리가 진정 ‘성숙한 시민사회’로 진입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다. 이번에 코로나19에 맞서는 모습을 보면서 개인적 의심은 사라졌다. 정부는 마스크 하나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했지만 시민들은 양보와 배려, 협력을 실천했고 개인의 안전 뿐 아니라 모두의 안전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동참하면서 코로나19의 확산을 막는데 최선을 다했다.

무엇보다도 극도의 불안이 야기할 수 있는 특정인과 특정종교에 대한 공격성과 배타적인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이성적으로 대처한 점이 놀라웠다. 코로나19의 집단 발생 사례 중 신천지 관련 사안이 60%를 차지했다는 게 정부의 공식발표다. 하지만 원망하거나 질책하기에 앞서 똑같은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그들이 하루 빨리 치료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코로나19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역당국의 성실한 자세가 국민들에게도 진심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라고 본다. 말로만 외치던 ‘투명성이 보장하는 성숙한 시민사회’가 코로나19를 계기로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은 좀 아이러니하지만 그것이 지닌 의미는 각별하다.

외신은 한국정부가 환자들에게 다양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외에 철저한 투명성에 초점을 맞춰 대규모 선별검사 결과와 확진자 동선 등을 공개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코로나 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각국은 우리의 방역체계를 교과서로 삼고 있다는 소식이다. 투명한 정보 공개는 불안과 불신을 불식시킨다. 가짜뉴스도 맥을 못 추게 만들었다. 초연결 사회에서는 이 모든 것이 긴밀하게 연결되고 영향을 주고 받는다. 투명하게 공개된 정보를 기반으로 각자의 위치에서 스스로 조심하는 것이 새로운 감염병에 대처하는 최선의 방책이다.

공동체 의식이 되살아난 것은 이번 코로나19의 위기 극복과정에서 얻는 가장 소중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문제해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며 각양 각색의 다양한 문화와 종교와도 협력해야 한다는 것을 배우고 있다. 이제 우리는 한발 더 나아가 공동체를 지구 공동체로 확대해야 한다. 코로나19와 같은 전염성 질병의 등장은 문명사적 전환의 고리가 될 것 같다. 위기를 통해 교훈을 얻으면서 인류 문명은 발전해 왔음을 너무 잘 알고 있다. 앞으로 나타날 또 다른 지구적 재앙들을 어떻게 멈출 것이며 다음 세대와 인류의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우리의 역할은 무엇일지 고민해야 한다. 확실한 치료제도 없고, 백신도 없는 새로운 전염병의 등장은 인류에게 새로운 과제를 던졌다.

이번에 드러난 취약점을 보완하고, 위기가 닥쳤을 때 국민 모두 의연히 극복할 수 있도록 사회안전망을 좀더 촘촘하게 짜는게 가장 시급한 과제임은 확실하다. 이와 함께 치료제 개발에도 우리의 과학적·의학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천마디 말보다 치료제 개발 하나만으로 우리는 중대한 이정표를 제시할 수 있다. 우리에게 먼저 시련이 닥친 이유는 분명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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