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도 아픈데 코로나19까지…기업들 주총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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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과 사외이사 연임 제한 규정 등의 신규 규제 악재가 겹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방역 강화부터 주총 일정 연기 고려 등 다양한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1일 국내 302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2020년 주주총회 주요 현안과 기업애로'를 조사한 결과 약 43%가 코로나19로 주총 개최에 애로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응답 기업의 35.1%는 '정족수 부족'을 가장 큰 우려 사항으로 꼽았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감염 우려로 인해 주총장을 찾는 주주가 줄어들 가능성 때문이다.

정족수 문제는 2017년 말 셰도보팅 폐지 이후 매년 반복되고 있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우려가 가중됐다. 셰도보팅은 주주가 주총에 참석하지 않아도 투표한 것으로 간주해 다른 주주들의 투표 비율을 의안 결의에 그대로 적용하는 제도다.


기업들은 정족수 문제 해결 방안으로 '셰도보팅 부활(52.6%)' '의결 요건 완화(29.8%)' '전자투표제 도입ㆍ활용 확대(13.0%)' 등을 제시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 등 주요 기업들이 올해부터 전자투표제를 본격적으로 활용한다. 다만 전자투표제 도입만으로는 정족수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신현한 연세대 교수는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면 정족수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하지만 개별 소액주주 입장에서 기업이 제공하는 보고서만 보고 의결권을 어떻게 행사할지 결정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매년 반복되는 정족수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을 고민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기업의 24.1%는 우려 사항으로 '감염 우려 및 예방책 고심'을, 13.2%는 '감사보고서 지연 등 준비 차질'을 꼽았다. 기업들은 외부 참석자가 많은 주총 특성상 장소를 회사 외부로 변경하고 주총 직전 확진자가 나올 경우에 대비해 제2, 제3의 장소까지 물색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오는 18일 주총을 개최하는 삼성전자는 기존 서울 서초사옥에서 수원컨벤션센터로 장소를 변경했다. 삼성전자는 주총장 입구에 손 소독제와 마스크를 비치하고 주총 시작 전 발열 검사를 할 계획이다. 오는 20일 주총을 여는 SK하이닉스도 주총장 방역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 기업들은 지정감사인 제도와 사외이사 연임 제한 등 올해부터 시행되는 신규 규제로 인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주기적 지정감사인 제도 도입으로 외부감사인을 지정받은 기업 중 26.3%는 새 외부감사인의 회사 파악 미흡, 과거 문제가 없던 사항의 엄격한 심사 등으로 애로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외부감사 비용도 예년에 비해 증가했다는 응답이 66.2%에 달했다.


사외이사 연임 제한 규정 신설에 따라 이번에 사외이사를 교체해야 하는 기업 중 24.4%는 제한된 인력풀과 시간 부족 등으로 사외이사 후보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사외이사의 임기를 6년으로 제한하는 상법 시행령은 정기 주총이 얼마 남지 않은 올해 1월 유예기간 없이 즉시 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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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대한상의 기업정책팀장은 "현재 정기 주총을 준비하는 기업들은 코로나19 방역 대책과 차질없는 주총 개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일부 기업들은 주총 연기를 검토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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