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밤 서울 마포·성동구PC방 모습

마스크 미착용·옆 좌석 간격 50㎝

연신 헤드셋 대화까지…'구로구 콜센터'와 닮은꼴


10일 저녁 서울 마포구의 한 PC방 이용자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채 게임을 하고 있는 모습. 건너편 좌석에는 빈자리가 많았지만 친구·직장 동료 등과 PC방을 찾은 이들은 옆사람과 계속 대화하면서 게임에 집중했다.

10일 저녁 서울 마포구의 한 PC방 이용자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채 게임을 하고 있는 모습. 건너편 좌석에는 빈자리가 많았지만 친구·직장 동료 등과 PC방을 찾은 이들은 옆사람과 계속 대화하면서 게임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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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이정윤 기자]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모니터 앞에 앉는다. 옆 자리 사람과의 거리는 불과 50㎝. 연신 침을 튀기며 헤드셋을 통해 전화 연결된 상대방, 혹은 옆사람과의 대화에 집중한다. "탑(게임 속 상대진영)으로 와! 서폿(공격 지원 역할을 하는 포지션)해야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90여명이 나온 서울 구로구 콜센터의 모습이 아니다. 지역사회와 거리 곳곳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PC방의 모습이다. 10일 저녁 7시30분 서울 마포구 한 PC방. 이곳의 모습은 구로구 콜센터의 모습과 닮았다. 코로나19 여파로 평소처럼 붐비지는 않지만 120석 규모에 40여명의 손님이 자리를 차지했다. 이중 마스크 착용자는 4명에 불과했다. 근무자들만이 마스크를 코 끝까지 올려쓴 채 키보드ㆍ마우스 소독에 집중했다.


빈자리가 넘쳐나는데도 다닥다닥 붙어앉아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정부는 PC방 등 다중이용시설에 '한자리씩 띄워 앉기'와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지켜지지 않았다. 이는 PC방을 이용하는 손님들의 특성과도 관련이 있다. 친구ㆍ직장 동료등과 함께 대화하며 게임을 즐기고 싶은 이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아예 마스크를 벗는 경우도 흔했다. PC방을 이용한 심모(26)씨는 "친구들이랑 놀러왔는데 혼자 마스크 쓰면 '유난 떤다'고 한다"며 "사실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는 '젊으니까 코로나 걸려도 죽겠어?' 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 '한자리 띄워 앉기' 권고했지만

현장서는 "옆자리서 대화하며 게임 할래"

"젊은데 코로나 걸려도 죽겠어?" 분위기도


퇴근 시간 이후 직장 동료,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즐기러 온 이들은 코로나19 공포를 잊은 듯 했다. 근처 PC방을 운영하는 김여정(가명)씨는 "손님이 60~70% 넘게 떨어졌다"며 "'마스크 쓰면서 게임하라', '따로 앉아 달라'고 얘기하면 손님들이 즐겁겠냐"며 고충을 토로했다.


같은날 밤 11시, 서울 성동구의 PC방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손님 30여명 중 마스크를 착용한 이는 5명. 그마저도 3명은 턱밑으로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140석 규모 PC방에 손세정제는 하나뿐인데다 직원은 고객이 이용한 키보드와 마우스를 소독조차 하지 않았다.


감염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PC방은 집단감염의 뇌관이 될 수 있다.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20대 남성 2명(동대문구 거주ㆍ형제)도 이용자들이 몰리는 오후 7시~10시에 PC방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져 방역당국이 접촉자 등을 조사하고 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PC방과 같은 다중이용시설은 집단감염 우려가 크다. PC방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의 일환으로 한자리씩 띄워 앉기에 적극 동참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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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수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회장은 "마스크 착용 의무화와 손 세정제 사용, 키보드ㆍ마우스ㆍ헤드셋 등의 즉각적 소독, 청소년들의 위생 점검과 관리 등 안전 수칙을 협회 회원들에게 공지했다"면서도 "어차피 손님이 없어 한자리씩 띄워 앉는다"고 답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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