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우 하고엘앤에프 대표 인터뷰

매주 큐레이션 회의로 검증된 상품만 판매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매월 거래액 491% 성장. 다수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 제안.' 온라인 패션 플랫폼 '하고'의 한 줄 성적표다. 지난 23일 서울 논현동 사옥에서 만난 홍정우 하고엘앤에프 대표는 "상품수가 무한에 가까운 과잉의 시대에 '염가'가 아닌 '품질'을 내세운 전략이 우리만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하고는 지난 2018년 4월 런칭한 온라인 패션 플랫폼이다. 하고 직원이 직접 체험해 보고 '팔아도 되겠다' 싶은 제품만 까다롭게 골라 파는 '큐레이션'이 강점이다. 매주 회의를 거쳐 월 평균 20~30개의 신규 브랜드가 입점한다. 홍 대표는 "소비자 필요에 맞춰 품질이 검증된 상품만 파는 것이 우리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가격대가 비교적 고가에 형성돼 있지만 '가성비 갑(甲)'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빠른 속도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이라는 판매 방식도 타 플랫폼과 차별화됐다. 홍 대표는 "판매할 상품을 플랫폼에 공개하고 목표 수량이 모이면 생산에 들어가는 '선주문 후생산'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디자이너 입장에서는 오프라인 입점 수수료와 재고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생산 비용을 미리 당겨 자금 확보도 여유롭다.

생산에 투입한 비용을 회수하기까지 최대 1년이 걸리는 국내 패션업계에 큰 파격이다. 로켓배송이 가능한 시대에 주문부터 배송까지 최대 한 달이 걸리는 펀딩 방식에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바로 가성비 높은 제품을 믿고 구매할 수 있다는 것.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대히트를 기록한 대표 상품은 '하고백'이다. 치솟는 인기에 펀딩만 무려 83차에 걸쳐 진행했다. 총 1만5000개를 넘게 팔았고, 사실상 '제로' 반품률(0.8%)을 기록했다. 홍 대표는 "선주문 후생산 방식으로 가격 거품을 뺐고, 고가 브랜드와 견주어 절대 뒤지지 않는 품질이 인기의 비결"이라고 자평했다.


크라우드펀딩 방식으로 판매되는 브랜드는 하고의 '단독상품'이다. 하고의 단독상품 비중은 현재 30% 수준이다. 하 대표는 "단독상품은 다른 플랫폼과 가격 경쟁을 벌일 필요가 없어 이익 기여도가 높다"며 "인지도를 높이고 충성 회원을 늘려 2~3년 내 단독상품 100%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큐레이션 기능을 앞세운 온라인 플랫폼들이 넘쳐 나고 있지만 매출을 늘리기 위해 이 같은 전략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매출을 늘리기 위해 가장 손쉬운 방법이 브랜드 수 확장이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시장 격화로 매출 경쟁이 붙은 플랫폼들이 몸집을 불리기 위해 브랜드 가짓수를 늘려가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브랜드 가짓수를 늘리면 늘릴 수록 적자수렁에 빠지기가 더 쉬워진다"고 지적했다. '누구나 다 파는' 상품을 취급하는 오프마켓화 되면서 최저가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업계 1위 플랫폼에 입점한 매출 상위 브랜드들이 속속 타 플랫폼에도 진출하기 시작했다"며 "온라인 패션 플랫폼 업계에도 이미 최저가 경쟁이 시작된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매출을 위해 비즈니스를 확장하지는 않을 계획"이라며 "전체 브랜드 수를 1000개(패션만 500개)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우리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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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온라인 패션 시장이 최근 몇 년 새 어마어마하게 커졌지만 대형 의류업체나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모두 고전하고 있다"며 "이러한 기형적 구조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펀딩상품을 다변화 해 생태계를 키우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패션 파격'…가성비 높였더니 반품률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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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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