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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적 혁신' 미쉐린, 100년후에도 살아남을 기업으로 꼽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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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業스토리]세계 최초 탈착식 공기 타이어·래디얼 타이어 개발
모빌리티를 더 안전하고 행복한 경험으로...비벤덤·미쉐린 가이드의 탄생
친환경 정책 내세워 30년 안에 친환경 소재 80%, 재활용률 100% 약속

'파괴적 혁신' 미쉐린, 100년후에도 살아남을 기업으로 꼽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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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얼마 전 프랑스 타이어 제조회사 '미쉐린(Michelin)'이 펑크가 나지 않는 타이어 '업티스(Uptis)'를 공개했다. 신소재를 사용해 튼튼하고 공기를 주입하지 않아도 되는 에어리스(airless) 타이어다. 공기가 있어야 할 공간에 고무 격벽이 빼곡하게 들어 차 있어 날카로운 물건을 밟아도 끄떡없다. 상식적으로 타이어 교체 주기가 짧아야 타이어 제조사들의 판매량이 늘어나는데 미쉐린은 왜 굳이 타이어 수명을 연장하는 기술을 개발한 걸까.


전 세계에서 매년 2억 개의 타이어가 마모가 아닌 예기치 못한 파손에 의해 교체된다. 예상대로 2024년 업티스 타이어가 상용화되면 글로벌 시장점유율 14%(2018년 기준)인 미쉐린은 단순계산만으로도 매년 2800만 개의 판매량 감소로 이어진다는 예측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이 타이어 업계에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는 이유다. 하지만 플로랑 메네고(Florent Menegaux) 최고경영자(CEO)는 "미쉐린은 항상 시장을 파괴해 왔다. 새로운 시장은 새로운 기회다. 앞으로도 지속 혁신과 연구개발에 몰두할 것이다"며 시장의 우려에 개의치 않았다.

실제로 미쉐린은 타이어 업계에서 '파괴자'로 불린다. 그런데 미쉐린의 이런 파괴적인 혁신은 항상 새로운 시장을 여는 계기가 됐고, 미쉐린이 지금의 명성을 얻을 수 있는 동력이 되기도 했다.

타이어의 새 역사를 쓰다

미쉐린은 1831년 고무 제조공장에서 시작됐다. 공장에서 일하던 앙드레·에두아르 미쉐린 형제가 1889년 자전거 타이어 수리를 위해 공장에 방문한 한 사람으로 인해 미쉐린 형제는 타이어 공장을 차리게 됐다. 당시에는 타이어가 자전거 쇠바퀴에 부착된 일체형이라 작은 자전거 타이어 하나를 수리하는 데 하루 종일이 걸렸고 이에 불만을 가진 미쉐린 형제가 타이어를 직접 개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타이어 개발 2년 만인 1891년, 타이어 역사에 한 획을 긋는 타이어가 등장했다. 미쉐린이 세계 최초로 분리가 가능한 공기 타이어를 만들어낸 것. 이들이 개발한 타이어는 샤를 테롱(Charles Terront)이라는 선수에 의해 유명해졌다. 미쉐린이 제작한 타이어를 탄 샤를 테롱이 1200km를 논스톱으로 달리는 대회에서 71시간18분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우승을 차지했다. 2위와의 격차는 무려 9시간이었다.


이후 미쉐린 타이어는 급격하게 성장하게 됐고, 1895년 자동차 산업이 본격화되기 시작하면서 미쉐린의 탈착식 공기 타이어가 최초로 자동차에 적용됐다.

또 타이어 업계에서 기념비적 제품으로 꼽히는 건 1946년 '래디얼 타이어(Radial Tire)'다. 미쉐린이 개발한 래디얼 타이어는 타이어 코드가 타이어의 원주 방향에 직각으로 배열된 것을 말하는데, 현재 승용차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타이어(95%)가 바로 래디얼 타이어다. 기존 타이어보다 내구성과 연비가 30% 이상 향상된 제품으로 타이어 업계는 지금과 같은 우려를 표했었다. 타이어가 내구성이 좋아지면 교체 주기가 길어지기 때문에 판매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었다.


하지만 래디얼 타이어는 타이어 업계의 또 다른 시장을 개척하는 아이템이 됐고, 미쉐린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장기적인 요인을 고려하면 교체주기가 길고짧음이 문제되지 않는다는 것. 현재 플로랑 메네고가 '업티스'에 자신만만한 이유도 이런 미쉐린의 경험 때문이다.

"미쉐린은 자동차의 문화를 만든다"

미쉐린은 사회·문화 전반에도 혁신을 일으켰다. '모빌리티(Mobility, 이동)를 더 안전하고 행복한 경험으로 만든다'는 사명에 따라 타이어 제조라는 본업을 유지하면서도 자동차 문화 전반에 걸친 사업들을 진행 중이다.


가장 먼저 미쉐린의 마스코트, 미쉐린 맨으로 더 잘 알려진 '비벤덤(Bibendum)'을 만든 것이다. 비벤덤은 1898년 제1회 파리 모터쇼 미쉐린 부스에서 처음 등장했는데, 타이어 제조사에서 브랜드 마스코트를 제시한 건 미쉐린이 최초다. 보통 미라나 비만인 캐릭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타이어 더미를 형상화시킨 것이다. 2000년에는 파이낸셜타임스(FT)가 선정한 ‘이 시대 최고의 브랜드 아이콘’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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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미쉐린은 창업 초기부터 안전한 모빌리티를 위해 도로 표지판을 설치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미슐랭(프랑스식 발음) 가이드'로 더 유명한 '미쉐린 가이드'도 운전자들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졌다. 타이어 제조회사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안내서가 만들어졌다는 것에 의문을 가질 수 있으나 처음 운전자들에 지도와 주유소, 식당 등의 정보를 알려주기 위한 가이드북으로 시작됐고,주로 식당 정보가 인기를 끌면서 여행 지역의 식당을 소개하는 책자로 발전했다. 미쉐린이 별점을 주기 시작한 건 1926년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호텔들에 별(★)을 주기 시작한 게 계기가 돼 나중에는 일반식당에도 별을 붙였다. 참고로 별 1개는 '요리가 휼륭함', 별 2개는 '요리를 맛보기 위해 멀리 찾아갈 만함', '별 3개는 요리를 맛보기 위해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음’'등으로 평가된다.


최근 미쉐린은 친환경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번 '업티스'를 개발한 것도 연간 10억 개의 폐타이어가 발생하고 있으며, 재활용률은 50%에 그친다는 것을 반영한 것이다. 미쉐린은 100% 지속가능한 타이어를 장기 목표로, 2048년까지 타이어 80%를 친환경 소재로 만들고, 타이어 재활용률을 100%로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항상 기존의 상식을 깨는 기술개발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미쉐린. 미국 경제지 포브스(Forbes)가 '100년 후에도 살아남을 기업'으로 미쉐린을 꼽은 이유도 이 때문이 아닐까.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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