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감세·무역전쟁에…쪼그라든 글로벌 FDI, 1년간 13%↓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한 세제개편과 무역전쟁 여파로 글로벌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도 쪼그라들었다. 지난 1년간 13% 이상 줄어들며 3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각지에서 지속되고 있는 무역긴장과 지정학적 리스크는 앞으로도 계속 투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12일(현지시간) UN무역개발회의(UNCTAD)가 공개한 '글로벌 투자보고서 2019'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FDI 규모는 1조2970억달러로 전년 대비 13.4% 감소했다. 특히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선진국들에 대한 투자가 전년 대비 26.7% 줄어든 5570억달러에 그치며 200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7060억달러로 1년 전보다 소폭 증가하며 3년 만에 7000억달러선을 회복했다. 전체 FDI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4%로 높아졌다.
이 같은 FDI 감소세는 미국발 무역전쟁 등에 따른 주요국의 정책 변화 여파로 해석된다. 무역긴장, 정책의 불확실성, 보호주의 확대 등으로 글로벌 경제전망은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무키사 키투이 UNCTAD 사무총장은 "FDI가 금융위기 이후의 최저 수준에 갇혀 있다"며 "2019년은 물론, 그 이후에도 지정학적 및 무역긴장이 리스크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지난해 선진국들의 FDI 규모가 급감한 것은 2018년부터 적용된 트럼프 대통령의 세제개편 여파가 컸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들이 대규모 이익송환에 나서며 EU를 비롯한 주요국에 직접적인 타격을 줬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유럽 전체 지역의 FDI 순유입은 1718억달러로 전년(3840억달러) 대비 반토막났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를 앞둔 불확실성이 커지며 영국의 FDI 순유입(644억달러) 역시 40%가까이 쪼그라들었다.
브로드컴과 퀄컴 등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렸던 대규모 인수합병(M&A)이 막힌 것도 FDI 감소요인으로 작용했다. UNCTAD는 지난 해 중단된 5000만달러 이상 글로벌 M&A를 22건, 1500억달러 규모로 추산하며 이는 전체 FDI의 12%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활기가 없다"며 "2000년 이전에는 20% 이상, 2000~2007년만해도 8%대였던 FDI 증가율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1%수준"이라고 전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최대 수혜국으로 꼽혔다. 이어 중국, 홍콩, 싱가포르 순이다. 중국은 1년 전보다 3.7% 늘어난 1390억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빠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인도의 FDI 순유입도 6%가량 늘어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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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온 FDI는 올해 10%에 달하는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무역긴장이 고조되고 글로벌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함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세제개편 효과가 올해부터 꺾이면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FDI가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키투이 사무총장은 최근 화웨이를 앞세운 미국과 중국의 기술패권 경쟁 등을 언급하며 "냉전이 몇년 안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이에 따른 여파를 우려했다. 제임스 잔 UNCTAD 투자기업국장은 "경제적 요인보다는 정책적 요인이 크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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