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증권·개소세까지?"…민생 위한 감세정책, 세수 확보는?
6월 말 종료되는 자동차 개소세 인하 연장 '무게'
세수여건 악화되는데 계속된 감세정책…국채발행 규모 커져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정부가 6월 말 종료 예정인 자동차 개별소비세(개소세) 인하 조치를 연장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최근 유류세 인하 연장, 증권거래세 인하에 이어 또다시 '감세 카드'를 내놓을 태세다. 최대 7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사업 등 국가사업은 몸집을 키워가는데, 기업들의 부진으로 세수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정부의 이 같은 감세 기조가 재정 건전성 논란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및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 참석 차 방문한 미국 워싱턴DC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홍 부총리는 세법 관련 사항 중 하나라며 자동차 개소세 탄력세율(기본 세율을 탄력적으로 변경해 운영하는 세율)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자동차 개소세에 탄력세율을 적용하는 것이 6월30일이면 종료된다"며 "그 이후에도 탄력세율을 적용할지 아니면 예정대로 종료할 것인지는 5월 말 정도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자동차 업계 상황 등을 살펴 개소세 감면 조치 연장 여부를 다음 달 말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자동차 개소세에 관한 질문이 나오지 않았음에도 홍 부총리가 이에 대해 직접 언급한 것은 개소세 인하 '종료'보다는 '연장'에 무게가 실린다는 분석이다. 자동차 판매 부진을 극복하고 내수를 살리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 현재 자동차 개소세율은 기존 5%보다 1.5%포인트 낮은 3.5%가 적용되고 있다.지난해 7월부터 실시한 자동차 개소세 인하 조치는 그해 말까지 이어졌다가 올해 1월에 6개월간 연장됐다.
자동차 개소세 인하 연장을 비롯해 정부의 세법 개정 기조는 대체로 민생에 방점이 찍혀 있다. 경유세 인상 문제가 대표적이다. 홍 부총리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경유세 인상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도 "소형 경유차를 활용하는 화물주, 영세사업자에 대한 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난색을 표했다. 그는 "경유세 인상 문제는 현재로서 좀 더 검토가 필요하고 신중하게 봐야 한다"고 밝혔다. 경유세를 올려 신규 경유차 구입을 억제하는 방안보다는 노후경유차 폐차를 지원하는 방안을 택했다. 이번달 국회에 제출할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노후경유차 조기폐차 지원금이 포함될 전망이다.
다음 달 발표 예정인 주류세 개편 방안 역시 민생을 의식했다. 홍 부총리는 "소주, 맥주와 같은 주력 주류에 대해서 가격이 인상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종량세로의 전환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종량세 전환에 따른 가격 인상 문제, 주종간 경쟁 관계, 종량세 전환에 따른 효과 등을 감안해 5월 초순경에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생을 위한 잇따른 감세 정책은 세수 감소가 불가피하다. 일단 유류세 인하 조치로 총 2조6000억원의 세수가 줄어들게 된다. 작년 11월부터 6개월 간 유류세 인하 조치로 2조원, 유류세 인하 연장에 따라 4개월 간 6000억원의 세수가 줄어든다. 증권거래세는 6월 3일부터 0.05%포인트 인하한다. 정부는 지난해 기준 8조5000억원에 달하는 증권거래세 수익이 1조4000억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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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각종 국가사업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세금을 걷거나 국채를 발행한다. 그런데 올해는 반도체 등 기업들의 부진으로 세수 확보 전망이 녹록지 않다. 지난 1∼2월 국세 수입은 49조 2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00억원 감소했다. 세수 여건이 둔화하는 가운데 정부가 감세 기조를 유지하면 국채 발행에 기댈 수 밖에 없다. 1분기 국채 발행액은 48조5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국채 발행으로 나라빚이 늘어나면 미래세대 부담이 커지고, 재정건전성 문제가 불거질 우려가 있다. 홍 부총리는 "세수확보에 차질이 있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있지만 1년 간 세수를 확보하는 데 있어 (세금 인하에) 어느 정도 고민이 반영됐다. 세수에 지나치게 영향이 있는 건 하기 어렵다"며 "우리가 감당할 수 있고 세수를 확보하는 데 차질 없는 범위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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