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조기진단 시대 연다" 영인프런티어, 공들인 新사업 개화

과학 기자재 사업 안정성 바탕으로 신규 사업 추진
서울대병원서 췌장암 진단키트 임상…올 상반기 결과 확인 후 인허가
혁신의료기기법 통과로 상용화 시기 앞당길 수도
변압기 노후 정도 파악 사업 올해부터 본격 매출 기대

[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 과학 기자재와 관련 소모품을 공급하는 지더블유바이텍 가 오랜 기간 준비한 신규 사업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구체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기존 사업만으로는 폭발적인 성장을 보여줄 수 없다는 이유로 이전까지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중으로 췌장암 진단키트를 상용화하면서 바이오 업체로 재평가받을 가능성도 커졌다.

5일 관련업계와 지더블유바이텍 에 따르면 췌장암 3종 마커 진단키트에 대한 임상 결과는 빠르면 올 상반기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더블유바이텍 는 2017년 11월 SK텔레콤으로부터 췌장암 3종 마커 진단키트와 관련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췌장암 진단키트는 SK텔레콤 체외진단 사업본부와 서울대, 서울대병원이 공동 개발한 ‘3-마커패널’ 기법을 적용했다. 췌장암의 진단 정확성을 기존보다 10~30% 향상한 데다 조기진단도 가능하다. 조기발견이 어렵고 사망률이 높은 췌장암을 효율적으로 조기에 발견하는 방법은 의학계와 과학계의 오랜 과제 가운데 하나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췌장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11%로 국내 암 가운데 예후가 가장 나쁜 축에 속했다. 췌장암은 생존율이 낮지만 1~2기인 초기에 발견하면 수술할 수 있다. 따라서 조기 진단 방법에 대한 수요가 많다. 미국 암학회 등 학계에서는 현재까지 췌장암에 대한 조기 진단 마커가 없기 때문에 2020년에는 췌장암이 암환자의 사망 원인 2위로 올라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더블유바이텍 는 올해 말 제품 인허가 취득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빠르면 올 상반기 늦어도 3분기 중으로 임상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혁신형 의료기기 기업과 혁신의료기기 지정 및 지원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의료기기산업 육성 및 혁신의료기기 지원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상용화 시기는 빨라질 수 있다. 지원법에 따라 혁신형 의료기기 기업으로 인증받으면 국가연구개발사업 우대, 연구시설 건축 특례, 각종 부담금 면제 등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기존의 의료기기에 비해 안전성·유효성이 현저히 개선된 의료기기를 복지부와 협의해 혁신의료기기로 지정한다. 혁신의료기기는 단계별로 심사할 수 있도록 하고 다른 의료기기에 비해 우선 심사하기로 했다.

변압기 퓨란 간이키트도 췌장암 진단키트와 함께 올해 지더블유바이텍 실적 개선을 이끌 제품으로 꼽힌다. 변압기 퓨란 간이키트는 변압기 절연유에 녹아있는 열화생성물인 퓨란의 농도를 측정해 변압기의 열화 정도와 수명을 현장에서 바로 진단하는 키트다. 한국전력은 국내에 설치된 200만개의 변압기 가운데 20년 이상 지난 노후 변압기에 대해 3년마다 수명을 분석하고 있다. 기존 수명 확인 과정 대비 퓨란 간이키트가 비용과 시간 측면에서 우위를 가지고 있다. 최근 노후 변압기에 의한 화재 위험이 커지면서 한국전력이 수명 분석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강동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일부 한전 지구에서 변압기 퓨란 간이키트 사업을 시범 운영했다"며 "올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주문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