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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전기뱀장어 전기 모아서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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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란 전기뱀장어는 몸길이가 2m, 몸무게는 20㎏에 달합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다자란 전기뱀장어는 몸길이가 2m, 몸무게는 20㎏에 달합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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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지구상에 있는 생물 중 가장 강력한 전기를 생산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순간적으로 650~850V의 강력한 전기를 내뿜는 전기뱀장어입니다.


전기뱀장어가 만드는 전기는 우리가 가정에서 사용하는 220V의 3~4배나 되는 엄청난 양입니다. 이 정도라면 모아서 가정용이나 산업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

남아메리카의 아마존강이 주요 서식지인 전기뱀장어는 뱀장어를 닮아 전기뱀장어라고 불리지만 뱀장어와는 다른 종입니다. 뱀장어는 뱀장어과, 전기뱀장어는 김노투스과 물고기로 뱀장어보다 잉어나 메기와 더 가까운 종이지요. 몸길이는 2m 정도, 몸무게는 20㎏ 정도로 상당히 크고 무거운 편입니다.

카이만악어에게 전기 충격을 줘 도망치게 하는 전기뱀장어의 모습. [사진=내셔널지오그래픽TV 화면캡처]

카이만악어에게 전기 충격을 줘 도망치게 하는 전기뱀장어의 모습. [사진=내셔널지오그래픽TV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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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행성에다 물속에서 살지만 숨을 쉬기 위해서는 공기가 필요해 반드시 수면위로 나와야 한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아마존강에서는 매년 수영을 하거나 조업을 하다 전기뱀장어에게 전기 충격을 받아 부상 당하거나 사망하는 사람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전기뱀장어는 '전기세포'라고 불리는 특수한 세포가 몸의 80%를 차지합니다. 몸 앞쪽에 나머지 20%의 핵심 장기들이 모여 있다고 합니다. 전기뱀장어의 힘은 몸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꼬리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꼬리 부분이 전기를 생산하는 전기판 역할을 해 큰 전기를 생산하면 그 전기가 몸을 타고 머리쪽으로 흐르게 됩니다.


큰 먹이를 사냥할 때는 먹이를 입에 물고 몸을 둥글게 말아 머리와 꼬리가 최대한 가깝게 해 더욱 강한 전기 충격을 줍니다. 꼬리가 음극, 머리가 양극이 돼 더 강한 전기를 발생시키는 것이지요. 전기뱀장어는 몸의 80%를 차지하는 전기세포가 꼬리부터 머리까지 수십만개의 전기세포가 직렬로 연결돼 강한 전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합니다. 건전지 여러개를 직렬로 연결하면 고압전류가 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사람의 팔에 전기 충격을 주고 있는 전기뱀장어.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사람의 팔에 전기 충격을 주고 있는 전기뱀장어.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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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강한 전기를 내뿜어도 전기뱀장어의 몸은 피하지방들이 절연체 역할을 해 자신은 공격 대상보다 전기 충격을 훨씬 덜 받는다고 합니다. 시각이 퇴화해 눈은 거의 보이지 않는 대신 물속에서 전기를 발사해 물체에 부딪혀 되돌아오는 반사파를 감지해 먹이나 길을 찾습니다.

전기뱀장어 연구의 권위자인 케네스 카타냐 미국 반더빌트대 교수는 전기뱀장어가 뛰어올라 그물에 턱을 갖다대며 전기로 공격하는 모습을 지속 관찰한 결과, 전기뱀장어가 물속에서 전기를 뿜으면 전기가 분산되지만, 뛰어올라 직접 공격하면 전기를 한곳에 집중시켜 더 강한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행동을 한다고 분석합니다.


카타냐 교수는 "아마존에 건기가 찾아올 때 이런 행동을 한다"면서 "건기 때 물이 얕아지면 포식자의 눈에 쉽게 띄기도 하고, 이 시기에 주로 번식하기 때문에 새끼를 지키기 위해서 성격이 날카로워진 상태라 더 공격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전기뱀장어 외 전기메기나 전기가오리, 남아메리카의 나이프피시 등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데 전기메기는 최대 400V, 전기가오리는 200V 정도의 전기를 내뿜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런 전기뱀장어와 전기메기 등을 모아서 전기를 뽑아내 활용할 수는 없을까요?

전기뱀장어에 대해 설명하는 케네스 카타냐 미국 반더빌트대 교수와 수족관 속의 전기뱀장어.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전기뱀장어에 대해 설명하는 케네스 카타냐 미국 반더빌트대 교수와 수족관 속의 전기뱀장어.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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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비효율적입니다. 순간적으로 고전압의 전기를 생산하기는 하지만 전류가 약하고, 생산되는 양도 일정치 않아서 일상에서 전기로 활용하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강력한 전압을 내뿜는 낙뢰를 전기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수만마리의 전기뱀장어를 양식장에 모아두고 자극해서 한꺼번에 전기를 생산하게 해 충전한다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사료값 등 관리비용이 더 많이 들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 전기뱀장어는 처음에는 강력한 전기를 내뿜지만 갈수록 힘이 빠져 전압도 약해진다고 합니다. 늘 850V를 생산할 수는 없다는 말입니다.


전기뱀장어의 전기를 직접 활용하지 못하는 대신, 과학자들은 전기뱀장어의 전기생산 기술을 모방한 인공전기세포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인공전기세포는 전력 공급이 어려운 지하나 해저, 화산 등에서 탐사작업을 하는 로봇의 동력 등으로 사용되거나 인체의 인공심장 박동기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스위스의 과학자들은 현재 100V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인공전기세포 개발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인공전기세포가 하루빨리 상용화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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