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일자리와 일거리를 혼동…공공주도 일자리 증가 부정적"
"조선·철강 등 공급 과잉 산업 구조조정도 필요"
"저출산·고령화 정책은 인구문제로 전환해 고민해야"

[아시아경제 우수연 기자]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공공 부문이 주도한 일자리 증가는 장기적인 재정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며 현 정부의 일자리 정책을 비판했다. 현 정부가 '일자리'와 '일거리'를 혼동하고 있다며 민간분야가 주도하는 진정한 의미의 일자리 창출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25일 윤 전 장관은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주최한 '제 42회 전국 최고경영자 연찬회'의 연사로 나서 이같이 주장했다. 윤 전 장관은 노무현 정부에서 금융감독위원장을 지내고, 이명박 정부에서 기재부 장관을 역임한 정통 경제 관료다.

윤 전 장관은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일자리 수가 공공행정, 국방, 사회보장, 행정, 보건 등의 업종에서 증가했는데 국민 세금으로 늘린 공무원 일자리가 바람직하고 지속 가능한 일자리인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 정부가 공무원을 비롯한 공공분야의 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일자리'와 '일거리'에 대한 혼동"이라며 "일거리가 생기면 당연히 일자리 창출의 주역인 민간기업은 고용을 늘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일거리와 상관없이 고용을 늘릴 수 있는 공공 분야 일자리만 늘리면 20~30년 동안 결국 부담으로 돌아오게된다"고 비판했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강진형 기자 aymsdream@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강진형 기자 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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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윤 전 장관은 대한민국 경제와 사회의 현주소를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하나하나 지목했다. 우선 최근 몇년 간 한국 경제성장률이 세계 경제성장률 뿐만 아니라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수준으로 둔화돼왔다고 지적했다.


저성장의 고착화를 타개하기 위해 성장과 일자리의 상관관계에 집중하게 됐지만, 현실적인 정책이 부재한 상황에서 실업률만 높아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윤 전 장관은 "교육에 대한 큰 계획 없이는 청년 실업률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인력 미스매칭 문제가 커지고 있으며, 현재 실업률이 12% 수준이지만 체감 실업률은 20% 이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조선과 철강, 석유화학 등 공급 과잉이 나타나는 업종에 대한 구조조정도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역설했다. 특히 세계 3사 조선업체가 대한민국에 집중되며 과당 경쟁, 저가 수주를 이어가고 있는 부분은 과감한 구조조정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조업은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반면 의료, 교육, 관광 등 서비스업 분야는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방해 경쟁체제로 뛰어들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우수한 인력들이 모인 한국의 의료 서비스를 해외에 개방해 영리법인 병원을 설립하게하고, 교육 시장도 개방해 우수한 해외 교육기관들을 국내에 적극 유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전 장관은 "한반도 전체를 개방과 경쟁에 내놓는 경제특구로 만들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구조조정과 규제 혁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날로 심각해지는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의 고령화 속도가 일본보다 무려 15년 가량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적극적인 이민 정책과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포괄적으로 고민할 수 있는 인구전담 정부 부처가 하루빨리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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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제는 저출산 대책을 이민 문제도 포함한 인구정책으로 재빨리 전환해야 한다"며 "관련 전담 부처를 만들고 다문화 가정을 넘어서 다민족 복수문화를 수용할 각오를 해야 인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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