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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국내외에서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군부의 지지를 등에 업고 버티기에 돌입했다. 이에따라 후안 과이도(35)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을 중심으로 한 야권과의 무력 충돌 등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제 사회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반(反) 마두로파와 중국,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친(親) 마두로파로 양분됐다.


AP통신, CNN방송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베네수엘라 국방부 장관은 24일(현지시간) 군 수뇌부와 함께 나온 TV연설을 통해 "과이도 의장은 민주주의와 헌법, 마두로 대통령을 거스르는 쿠데타를 시도했다"면서 "마두로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합법적인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파드리노 장관은 미국과 다른 국가들이 그들에게 불편한 혁신적인 정권을 무너트리려 하고 있다면서 "선거로 당선되지 않은 정부나 외국의 방해에 고개 숙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정부 인사들로 구성된 대법원도 마두로 대통령의 합법적인 권위를 지지했다.


◆군 지지받은 마두로…'대항마' 과이도, 다음 승부수는?= 베네수엘라는 지난 10일 마두로 대통령이 두번째 임기를 시작한 이후 수도 카라카스를 중심으로 대혼돈이 이어지고 있다. 전날 반정부 시위에서 과이도 의장이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면서 마두로 대통령 퇴진 압박은 한층 거세진 상황이다. 민간 인권단체인 사회갈등관측소(OVCS)에 따르면 이번 반정부 시위 중 총격 등으로 현재까지 26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군부가 마두로 대통령에 충성을 맹세하면서 반정부 세력을 무력진압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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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 대통령은 "내가 물러나야할 헌법적 이유가 없다"면서 정권을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군부의 지지 발표 이후 대법원의 사법 연도 개시 기념식에 참석해 "과이도 의장의 임시 대통령 선언은 미국에 의해 선동된 쿠데타 시도"라면서 "내가 주재하는 정부가 계속 통치할 것이며 모든 어려움에 맞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 주재 베네수엘라 외교공관 폐쇄와 외교관들의 귀국을 지시했다.


전날 임시 대통령 선언을 한 뒤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과이도 의장은 이날 공개된 우니비시온 방송 인터뷰에서 마두로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을 향후 사면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과이도 의장은 "베네수엘라의 헌법과 민주주의 질서를 회복하는 데 도움을 주는 이들을 위한 사면 방안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양분화된 국제사회…美·러 '충돌' = 국제 사회는 베네수엘라 정국 혼란을 놓고 둘로 나뉘면서 동·서 '파워게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한 서방국가들은 과이도 의장을 지지하고 나섰다.


미국은 이날 과이도 의장에 대한 지지를 재차 강조하면서 2000만 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약속했다. 인도적 지원은 식품과 기초 생필품이 부족한 베네수엘라에서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해 과이도 의장을 측면 지원하는 성격이 짙다. 이와함께 미국은 베네수엘라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개최를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러시아와 중국 등은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하고 나서 안보리 소집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마두로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베네수엘라에 대한 "파괴적인 외국의 간섭은 국제법의 기본을 짓밟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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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터키도 전날 미국을 겨냥해 "내정간섭을 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베네수엘라 정부의 독립과 안정을 수호하기 위한 노력을 지지한다"면서 "중국은 다른 나라의내정간섭을 안 한다는 원칙을 견지하며 동시에 외부 세력이 베네수엘라 내정을 간섭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미국의 내정간섭 중단을 촉구하면서 마두로 대통령을 간접적으로 지지한 배경에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중국의 막대한 투자가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막대한 원유를 갖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차관과 기술, 인력을 제공하면서 투자를 확대해왔다. 하지만 최근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상황이 불안정해지면서 사업은 대부분 중단된 상태다.


◆베네수엘라 국채 가격 급등…유가도 타격 입을까 = 정국 혼란에도 불구하고 이날 시장에서는 베네수엘라 국채 가격이 급등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국채(2027년 9월 만기) 가격은 23일 31.441달러로 전일대비 8.5% 올랐다. 지난 3일 23.414달러였던 국채 가격은 24일 장중 한때 32달러를 넘어서면서 20여일만에 38.1% 올랐다.


국채 가격이 오른 것은 그만큼 가치가 뛰었다는 것을 뜻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제난을 야기한 마두로 대통령이 축출될 수 있다는 전망이 기대감으로 작용해 국채 가격을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다만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군부의 지지 표명 이후에는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원유시장도 베네수엘라 정국 혼란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에 대한 제재를 검토하고 있어 제재가 현실화될 경우 국제 원유시장에 공급이 줄어 유가 급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날 국제유가는 베네수엘라의 혼란이 심화하면서 시장의 공급과잉 우려가 줄어 반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1.0% 상승한 53.1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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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은 전날 소식통을 인용해 이달 초 백악관 관리가 베네수엘라 원유에 대한 제재를 고려하고 있으니 대체재를 찾아보라고 미국 정유업체들에 경고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정유 업계는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 계획에 대해 이미 백악관과 의회에 반대 의사를 밝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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