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무역전쟁으로 중국 경제가 살얼음판을 걸었던 민영기업들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허덕인 반면 국유기업들은 사상 최대 매출과 이익으로 축포를 터뜨렸다.
국유자산관리감독위원회는 "중국 내수 경제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성장했고 정부의 다양한 지원책으로 인해 국유기업이 사상 최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며 "또 비용절감과 효율성 강화 노력, 구조적 개혁, 리스크 관리 등이 경제성장 둔화 시기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국유기업들의 사상 최대 실적은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6.5% 수준으로 10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다 민영기업들이 무역전쟁 직격탄을 맞아 디폴트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현재 중국에서는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 대부분이 민영기업이기 때문에 이들은 신용등급이 높은 국유기업 보다 많은 자금조달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5년 만기 'AAA' 등급 채권의 평균 금리가 1년 새 5.44%에서 3.80%로 급락한 데 비해 중국에서 정크수준으로 취급되는 'AA-' 등급 채권 금리는 6.95%에서 6.87%로 하락하는 데 불과했다.
지난해 중국 인민은행이 4차례 은행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로 약 3조위안의 유동성을 공급했지만 여전히 높은 채권금리는 중국 정부의 통화정책 완화가 민영기업 자급난에 드라마틱한 효과를 주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낸 셈이다.
게다가 올해 경제 하방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사상 최대 규모인 약 6조7000억위안의 미상환채권 만기일을 맞이한다. 지난해 만기상환 채권 규모 5조3400억위안 보다 15% 정도 많다. 자금을 끌어다 제때 상환을 하지 못하면 올해 디폴트에 빠지는 민영기업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맥쿼리의 래리 후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2~3년 전만 해도 국유기업 지원에 올인하던 중국 정부가 최근 정책 방향을 민영기업 지원쪽으로 틀고 있다"며 "하지만 민영기업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단기간 안에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장쉬 광다증권 애널리스트는 "디레버리징(부채 감축) 기조와 경기 하방압력 속에 민영기업들이 자금난에 시달리며 채무위기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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