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공무원 사회 반영
‘소신 발언’ vs. ‘조직기강 흐트려’
[세종=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부당한 것을 인지했는데 그냥 넘어가면 안되는 거잖아요? 부당한 것은 부당하다고 말하는 게 상식이다. 그게 당연한 사람의 도리다.” “‘왜 지금 폭로하냐, 대선 얼마 안 남을 때 하지’라는 반응도 있지만, 나는 그런 정치적 의도가 전혀 없었다.” (신재민 전 기획재정무 사무관)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과 김태우 검찰 수사관의 잇단 폭로가 공무원 사회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들 모두 ‘상명하복’ 문화에 길들여진 공무원 출신이라는 점에서 비교적 젊은 공무원들은 대체로 ‘통쾌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반면 과장·국장급 이상의 공무원들은 ‘조직의 기강을 흐트리고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이 엇갈린 반응을 두고 '달라지고 있는 관료조직의 분위기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신 전 사무관은 청와대가 민간기업인 KT&G 사장 선임에 개입했고, 4조원 규모의 적자국채를 추가 발행할 것을 강압적으로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같은 폭로 배경에 대해 지난해 12월29일 “최순실게이트가 있었던 와중에도 내 주위의 공무원 중 누군가는 자기 자리에서 소신을 지키고 있었다. 공무원에게도 영혼이 있었다”며 “위법하거나 부당한 지시가 있으면 그에 따르지 않고 잘못되었다 하는 것, 그 것 또한 분명 공무원의 역할”이라고 밝혔었다.
이를 두고 공무원 사회에선 최순실 사건에 연루된 늘공(늘 공무원)들이 줄줄이 잡혀간 상황을 교훈으로 ‘영혼있는 공무원’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과정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 정부부처 사무관은 “신 전 사무관의 폭로에 대해 ‘멋있다, 응원한다’와 ‘미꾸라지 한마리가 조직을 망가트리고 있다’는 반응이 엇갈린다”며 “하지만 분명한 것은 신 전 사무관 이번 행동이 ‘공무원 사회도 변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준 것”이라고 평했다.
한편 기재부는 1일 밤 보도자료를 통해 신 전 사무관을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 전 사무관은 관련 문건 추가 폭로를 예고한 상태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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