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태양광 키운다지만…현장선 발전소 계약 무산 속출(종합)
정부 20일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 발표
농촌 소규모 발전소는 지자체 규제 탕세 계약 파기 빈번
文정부 친환경정책, 중앙정부-지자치단체 협업이 관건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정부가 20일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통해 친환경 정책의 구체적인 청사진을 밝혔지만 지방자치단체의 반발로 험로가 예상된다. 재생에너지 정책의 핵심 사업인 소규모 태양광 발전소 건설이 지자체의 반발로 무산되는 사례가 늘고 있어서다. 소규모 태양광 발전소는 1㎿ 이하 규모로 주로 농촌에 땅을 가진 개인들이 짓는다. 결국 지자체 협조 없이는 문재인 정부의 '친환경'도 구호에 그칠 공산이 큰 만큼 지자체와의 엇박자를 최소화하는 게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에 거주하는 A씨는 최근 대기업 계열사인 태양광 기업과 충남 B시에 500㎾ 규모의 발전소를 지으려고 계약했다가 도중에 파기했다. 계약을 할 당시만 해도 없었던 규제를 지자체에서 만들었기 때문이다. B시가 지역주민들의 민원을 받아들여 만든 조례는 '태양광 발전 시설이 도로로부터 200m 안에 들어서지 못한다'는 내용이었다. 도로 가까운 곳에 태양광 발전소를 지으려 했던 A씨는 결국 계약을 무산시켰다. A씨는 "조례 탓에 부지 면적이 줄어들어서 원래 규모의 10%로 태양광 발전소가 쪼그라들어 안 짓기로 했다"고 토로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초 태양광 발전 거리 규제를 폐지하거나 도로로부터 100m 이내로 최소화하도록 지자체에 지침을 송부했다. 문제는 권고사항일 뿐 지방정부에 이를 강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지자체는 규제를 강화해 정부 정책에 역행하고 있다"며 "다 된 계약이 막판에 틀어지거나 파기되는 건 한화큐셀, LG전자, LS산전과 같은 개인 태양광 발전 사업자들이 빈번히 겪는 일"이라고 밝혔다.
소규모 태양광 발전은 정부가 2030년까지 계획한 태양광 발전 규모의 30%를 차지할 만큼 중요한 역할을 맡았지만 현장 분위기는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는 셈이다. '도로나 주거지로부터 100~1500m 이내 태양광 설치는 무조건 안 된다'는 지자체만 해도 전국적으로 45개에 이른다.
이 때문에 태양광 발전 신설은 제 속도를 못 내고 있다. 에너지관리공단에서 집계한 에너지원별 신재생에너지지공급 의무제도(RPS)를 보면 올해 9월까지 전국 태양광 누적 발전량은 810㎿다. 태양광 업계는 올 한 해 1GW 누적 발전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정부 목표에 따르면 2022년까지 태양광 발전량이 3배 이상 늘어나야 하는데 지자체 규제가 수그러들지 않는 한 목표 달성이 쉽지 않으리라는 게 업계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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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3020정책'대로 농민들의 태양광 발전 직접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느냐이다. 홍준희 가천대 IT에너지학과 교수는 "지금까진 '농촌에 땅이 있는 도시 사람들'이 태양광 발전을 지어 현지인들이 반발해 지자체 규제까지 영향을 줬다"며 "농민들이 직접 뛰어들어야 태양광 사업도 육성될 수 있는데 지자체가 적극 나서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내년 6월 지방선거 이후 분위기가 반전될 가능성은 있다. 선거가 머지 않은 지금은 표심 때문에 시ㆍ군ㆍ구에서 주민들의 민원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지자체를 대상으로 파격적인 당근책을 제안하면 선거 이후인 내년 말 쯤 지자체들도 규제 완화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산업통상지원부 신재생에너지과 관계자는 "태양광 발전 설치를 위해 규제를 완화하도록 지자체에 인센티브를 줄수 있는 방안을 준비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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