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세금폭탄]투자요구 들어줬더니 이번엔 稅폭탄…아메리카 퍼스트의 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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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돈 들여 공장짓고 고용하라더니 이제는 돈줄까지 막겠다는 것인가"


트럼프식 세제개편안을 두고 미국에 생산ㆍ판매법인을 두고 있는 한국 기업들이 패닉에 빠진 것은 미국 기업과 다국적 기업간 역차별을 심화시키고 있어서다.

복수의 재계 관계자들은 "이번 세제개편안은 구글과 같은 미국 기업이 해외에서 번 돈을 국내(미국)에 유입하지 않고 해외에 쌓아두는 것을 막기 위해 나온 것"이라면서 "오히려 미국에 진출한 전 세계 기업에 모국에 있는 본사와 미국 외 법인과의 금전거래에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것으로 국경세나 마찬가지"라고 입을 모았다. 이번 세제개편안은 우리 기업 뿐만 아니라 미국에 진출한 글로벌기업 모두에 해당된다는 점에서 세제개편안에 반대하는 주요국 정부ㆍ산업계의 공조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2017년 10월 17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서 열린 '테네시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왼쪽 일곱번째부터>킴 맥밀란 클락스빌 시장, 조현식 한국타이어 월드와이드 사장, 서승화 한국타이어 부회장 , 밥 롤프 테네시주 상공부장관, 김성진 주애틀랜타총영사관 총영사 등이 테이프를 커팅을 하고 있다.

2017년 10월 17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서 열린 '테네시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왼쪽 일곱번째부터>킴 맥밀란 클락스빌 시장, 조현식 한국타이어 월드와이드 사장, 서승화 한국타이어 부회장 , 밥 롤프 테네시주 상공부장관, 김성진 주애틀랜타총영사관 총영사 등이 테이프를 커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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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압박에 통상압력, 이번엔 세금폭탄까지

'아메리카 퍼스트'를 표방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우리 기업들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고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시장을 지키기 위해 대규모 미국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삼성전자와 현대차, SK, LG 등 회원 기업을 대상으로 향후 5년간(2017∼2021년) 대미 투자ㆍ구매 계획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42개 기업이 총 173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또한 24개 기업이 에너지, 항공기 등에 228억 달러를 포함해 총 575억 달러어치를 구매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와 테네시주에 가전공장을 짓고 있고 현대기아차는 앨라배마주와 조지아주에 자동차 생산공장을 가동하고 있고 지금까지 1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고 향후 5년간 31억달러를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롯데케미칼의 루이지애나주 석유화학 플랜트(31억달러), 한국타이어 테네시주 클락스빌 공장(8억달러), SK 텍사스주 에틸렌아크릴산 생산(3억7000만달러) 등도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전체 해외투자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대에서 올 상반기 47%까지 상승했다.하지만 미국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에 대해 일정 물량(120만대)이 넘어서면 50%의 관세를 물리는 세이프가드를 검토하고 있다. 자동차에 대해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를 개정해 한국산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에 관세를 부활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공장 직원들<사진=현대차>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공장 직원들<사진=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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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수출할때 관세·美법인 대금결제도 세금 '이중폭탄'

현대기아차의 최악의 시나리오는 한미 FTA개정과 세제개편안이 모두 미국의 이익만 반영될 경우다. 이렇게되면 현대기아차는 국내 공장에서 생산한 차종을 미국에 수출할 때 현행 관세가 부과되고 미국 판매법인에서 차량대금을 결제할 때 20%의 세금을 내야 한다.


미국 생산법인에서 현대모비스와 같은 부품계열사로부터 부품을 공급받을 때와 부품대금을 결제할 때도 모두 세금을 내야한다. 현대기아차의 미국 생산법인(HMA,KMA)은 지난해 각각 17조원, 14조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미국내 자동차판매가 부진해 지난해 모두 적자를 기록한바 있다. 이 때문에 현대기아차 본사와 미국법인의 거래는 주로 차량, 부품의 대금결제가 대부분이어서 이번 소비세 신설로 차량 판매가격을 올리거나 부품을 미국에서 조달해야 하지만 이 역시 쉽지 않는 상황이다.


-현대기아차 벤츠 BMW 도요타 닛산 등 강력반발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메르세데스-벤츠, BMW, 도요타, 렉서스, 닛산 등 글로벌 완성차업계가 이번 세재개편안에 강력 반발하고 나선 것은 그간의 미국 투자노력에 반한 독소조항이 포함되서다. 벤츠의 B,C,E,S클래스와 BMW의 2∼7시리즈와 아우디, 렉서스의 고급차종들은 모두 독일,일본에서 생산돼 미국에 수출되고 미국산 부품비중이 한자릿수도 안된다. 폭스바겐의 경우 멕시코에서 생산, 북미지역에 판매되는 비틀, CC, 골프, 제타 등은 미국산 부품이 전무하거나 많아야 10%수준이었고 절반 이상이 멕시코산이었다. 현대기아차 역시 미국에서 생산하는 싼타페와 쏘나타, 쏘렌토가 미국산부품을 절반 가량 사용하지만 국내서 생산되는 제네시스, 카덴자(국내명 K7), 포르테,K900(국내명 K9)이 전량 국산부품을 채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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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개 글로벌 완성차업계가 가입한 로비단체인 '글로벌오토메이커스'는 "글로벌 자동차기업들은 공정하게 대우받을 것으로 알고 미국에 막대한 투자를 했는데 이번 세제개편안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어서는 안된다"면서 "이번 세제개편안은 세금정책의 단순화에 위배되고 해외계열사로부터 구매하는 미국법인과 미국과 외국세무당국간의 조세조약과 상층되는 이중과세"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5월 24일 개최한 노조파괴금지 입법쟁취 금속노동자대회 모습.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5월 24일 개최한 노조파괴금지 입법쟁취 금속노동자대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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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오토메이커스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기업들은 그동안 미국에 750억달러를 투자했고 32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2016년 한해에만 1210억달러 어치를 미국에서 구매했다. 연간 미국에서 생산되는 차량의 46%인 550만대를 생산하고 이중 17%인 19만5000대를 수출한다. 1995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발효 이후 투자금액만 630억달러에 이른다. 미국에서 창출한 일자리는 129만개이고 이중 직접고용은 전국의 58만명의 딜러를 포함해 13만명에 이른다.


-산업계 일각 "안에서도 밖에서도 홀대 받는처지"

산업계 일각에선 우리 정부와 국회에 서운함을 내비치는 분위기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의 수입규제와 법인세 인하 등은 모두 철저하게 자국과 자국기업의 이익을 위해 나서는 것과 달리 국내에서는 최저임금, 법인세 인상에 잇따른 친(親)노동정책을 펼치고 있다"면서 "구글과 애플은 한국에서 수조 원을 벌어도 세금 한 푼 내지 않는데 우리 기업은 자국에서 홀대 받고 해외에서 돈 뜯기는 신세가 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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