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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루냐의 좌절]①'감자튀김' 서빙갔냐는 비난 속, 도주한 자치정부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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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브뤼셀로 도주한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전 수반 모습(사진=연합뉴스)

벨기에 브뤼셀로 도주한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전 수반 모습(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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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벨기에로 도주한 푸지데몬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과 수뇌부들을 대상으로 스페인 법원이 소환장을 발부했다. 그러나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뇌부들이 일제히 이 소환명령을 거부하면서 카탈루냐 문제가 국제문제로 비화될 전망이다. 스페인 중앙정부의 강력한 무력 진압과 자치정부 수반의 무책임한 태도에 실망한 지역 민심이 12월 조기 총선에서 드러날 경우, 카탈루냐 망명정부는 그야말로 공중분해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간) 엘문도 등 스페인 언론에 따르면 마드리드 고등형사법원은 카를레스 푸지데몬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과 13명의 각료에 대해 오는 2∼3일 법정에 출석하라고 명령했다. 출석명령 시점인 3일 이후부터 스페인에서 이들 신분은 형사피의자로 전환된다. 스페인 법원은 또한 푸지데몬과 그 각료들에게 3일의 시한을 주고 620만 유로(한화 80억원 상당)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했다. 과징금은 카탈루냐가 정부의 불법화에도 지난달 1일 강행한 분리독립 찬반 주민투표 비용 추산치다.
지난 1일(현지시간), 벨기에서 기자회견 하는 카를레스 푸지데몬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AP=연합뉴스)

지난 1일(현지시간), 벨기에서 기자회견 하는 카를레스 푸지데몬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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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푸지데몬 등 카탈루냐 지도부가 브뤼셀 프레스클럽에서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당분간 스페인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발표한 뒤 몇 시간 후 소환장 발부 사실을 공개했다. 앞서 스페인 검찰은 푸지데몬 등 카탈루냐 독립선언을 주도한 자치정부와 자치의회 지도부에게 반역죄와 소요죄, 공금횡령 등의 혐의를 적용하기로 했다. 반역죄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대 징역 30년형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푸지데몬을 비롯한 자치정부 수뇌부가 소환명령에 불응하겠다고 밝히면서 카탈루냐 문제가 자칫 국제문제로 퍼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들이 법정 출석을 거부하면 스페인 법원이 체포 영장을 발부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렇게 되면 EU회원국 간 범죄인 인도 협정에 따라 벨기에 정부는 이들을 스페인에 강제 인도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벨기에의 대표 요리인 '물 프리트(Moules-frites)' 모습(사진=tripadvisor.com)

벨기에의 대표 요리인 '물 프리트(Moules-frites)' 모습(사진=tripadviso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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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집권당인 국민당 소속 에스테반 곤살레스 유럽의회 의원은 이와 관련해 온다체로 방송 인터뷰에서 "푸지데몬이 법정에 출석하지 않을 시 정부가 벨기에에 송환을 요청하고 벨기에 경찰이 체포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항해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스페인의 수사망을 피해 당분간 브뤼셀을 거점으로 12월21일 카탈루냐 지방정부와 의회 구성을 위한 조기 선거를 준비하는 한편, 카탈루냐 독립의 대의를 국제사회에 알린다는 방침이다.
만약 벨기에 정부가 강제 송환에 나설 경우,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뇌부 전체가 벨기에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할 가능성이 있다. 만약에 자치정부가 정치적 망명을 선언하고 벨기에에 정식으로 망명정부를 세울 경우엔, 벨기에 정부도 이들을 스페인에 강제인도하기 어려워지고 스페인과 벨기에 양국 간에 새로운 분쟁거리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아직까진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망명을 선언하지 않았고 벨기에 정부도 망명요청설을 부인하긴 했지만, 카탈루냐 수뇌부가 망명정부 사이트(president.exili.eu)를 개설하는 등 장기체류 움직임을 보이면서 망명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다만 이번 벨기에 도주로 지역민들에게 상당한 실망감을 안긴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조기총선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카탈루냐에서는 이미 과반수 이상이 독립 반대로 돌아선 상황이고 일각에서는 푸지데몬 자치정부 수반에 대해 '물 프리트(Moules-frites)' 서빙하러 갔냐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물 프리트는 벨기에의 대표적인 요리로 감자튀김과 찐 홍합이 함께 나오는 요리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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