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다음 주 국회 보고후 협상절차 개시 준비"
향후 자동차, 철강, 태양광 전지, 농업 등 영향 클 것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오른쪽 세번째)이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무역대표부에서 열린 2차 한미 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에 참석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 등과 함께 양국 FTA 현안에 대해 의견을 논의하고 있다.
산업부는 7시간가량 진행된 협상 후 보도자료를 통해 "논의 결과, 양국이 한미 FTA의 상호 호혜성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 FTA 개정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이어 "'통상조약의 체결절차 및 이행에 관한 법률(통상절차법)'에 따라 경제적 타당성 평가·공청회·국회보고 등 개정협상 개시에 필요한 제반 절차를 착실히 진행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무역촉진권한법(TPA)에 따라 FTA 개정 협상은 개시 90일 전에 행정부가 의회에 통보해야 하는 만큼 미국이 국내절차에 속도를 내면 협상은 내년 초 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협상 결과에 따라 자동차, 철강, 태양광 전지, 농업 등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현대기아차의 미국 내 부진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1836억원의 순이익을 냈던 기아차 조지아공장은 올해 상반기 처음으로 적자를 냈고, 현대차 미국법인도 적자폭을 키웠다.
미국 내 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인데 한미 FTA 재협상의 주요 타깃인 만큼 향후 미국 수출 전망도 낙관하기 어렵다.
철강은 포스코가 당분간 대미 수출을 사실상 포기하는 등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지난달 대미 철강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급감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수출이 지난 2011년 이후 6년 만에 최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산업부 관계자는 "앞으로 개정 협상을 위한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며 "다음 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통상장관 회담 등을 열고 개정 협상 시기와 규모 등을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미국 측 협상팀에게 FTA를 폐기할 수 있다는 이른바 '미치광이' 전술 구사를 지시할 정도로 한미 FTA 개정에 매달려왔다. 미 대선 기간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FTA를 '재앙'이나 '끔찍한 협정'으로 부르며 취임 후 재협상과 폐기를 공언했다. 이어 지난 6월30일 사실상 일방적으로 재협상을 선언한 뒤 폐기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우리나라는 2004년 칠레를 시작으로 아세안(ASEAN), 유럽연합(EU), 중국 등 52개국과 15개 FTA를 맺고 있으며, 미국과의 FTA 협정은 지난 2012년 4월15일 발효됐다. 한국은 미국의 6위 상품교역국으로 양국 간의 무역규모는 1122억 달러에 달한다.
세종=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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