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트럼프, 北 핵 광기에 맞서는 '광인전략'
[아시아경제 뉴욕 김근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상대로 군사옵션을 사용할 경우 '북한을 완전히 파괴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미국 정부 안팎에서 거론됐던 '외과수술식 선제타격'이나 '북한 지도부 참수작전'이 아닌 북한에 대한 전면전에 나설 수 있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힌 것이다.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트럼프 정부 외교안보 라인들이 시사해 왔던 '북한 절멸' 시나리오에 화룡정점을 찍은 동시에 '북한 전쟁'이 단순히 위협성 발언으로 그치지 않을 것임을 대내외에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뉴욕 유엔(UN) 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의 첫 기조 연설에서 "미국은 엄청난 힘과 인내가 있지만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만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로켓맨(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자신과 그의 정권에 대해 자살 임무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지도부가 핵과 미사일 도발을 그치지 않을 경우 결국 미군의 공격을 자초해 파멸하게 될 것임을 강조한 것이다. 역대 미국 대통령 사상 최고 수위의 대북 경고 메시지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한의 협상 테이블 복귀를 압박하기 위한 포석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기조 연설에서도 "미국은 준비돼 있고 의지와 능력도 있지만 이러한 것들이 필요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도 지난 17일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나설 경우 미국은 북한 정권 붕괴나 교체 또는 휴전선 이북에 미군 진입 시도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정권이 끝내 이 같은 외교적 해법을 거부하고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완성에 매달릴 경우 전면전을 각오하고 무자비한 응징에 나서겠다는 통첩을 평양에 보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파괴' 발언은 그가 평소 즐겨 쓰는 '미치광이 전략(Madman Strategy)'과도 맞닿아 있다. 자신을 비이성적인 존재로 부각시켜 상대방을 불안하게 만들어 양보를 이끌어내겠다는 의도가 다분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만약 어떤 나라들이 그런 정권과 무역을 한다면 불법행위일 뿐 아니라 전 세계를 핵 위협으로 위험에 빠뜨리는 나라에 무기를 공급하고 재정적 지원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전역을 미군이 '접수'하는 상황을 원치 않는다면 중국 정부가 대북 무역을 가장한 북한 정권 지원을 전면 중단하고 평양 정권의 비핵화 결단을 적극적으로 설득하라고 주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전면전도 대비하고 있음을 공개한 이상, 향후 미국 정부의 대북 제재와 압박 수위도 이전과는 차원을 달리 할 전망이다. 미국 정부의 군사옵션 준비와 무력시위도 '전면전까지 대비한' 상태로 격상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주도의 대북 제재에 대한 국제사회의 일사불란한 동참 요구도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제재에 미온적이거나 동참하지 않는 경우에 대해 사실상 '이적행위'라고 선을 그어놓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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