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韓, 방위비 분담금 늘려야"…부담 안게된 한국
'사드 10억달러 부담' 발언에 '방위비 겨냥한 것' 분석
연말부터 방위비 분담금 협상시작될 듯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 재확인과 북핵 단계적 해법 합의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는 점에서 우리 입장에서는 적잖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특히 당초 예상과 달리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거론되지 않아 오히려 방위비 분담문제가 양국 현안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 직후 공동회견에서 한국에 대한 방위 공약을 거론한 뒤 "주한미군 주둔 비용의 공정한 분담이 이뤄지게 할 것"이라며 "공정한 방위비 분담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시사한 발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말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 사드 비용 10억달러를 내게 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외교가와 국내외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미국측이 부담하는 게 맞다는 것을 모를리가 없다'면서 방위비 분담금 증액 같은 다른 방식의 부담을 요구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많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으로 방위비 분담을 언급함으로써 그 의도를 명확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당시에도 한국과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등 동맹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거론했으며, 취임 후에는 주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방위비 문제를 언급한 바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지난 2014년 1월 타결된 9차 한미방위비분담특별협정에 따라 그 해에 9200억원의 분담금을 지불했으며 매년 전전년도의 소비자물가지수 인상률을 반영하기로 했다.
우리 정부는 한미분담금 증액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정하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신중하게 검토해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부터 '한미동맹을 강조해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는 견해까지 다양하다.
외교가에서는 협상자체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드 10억달러 부담' 발언이 나온 후 "사드는 SOFA협정에 따라 미국이 부담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반면 방위 분담금에 대해서는 "추후에 따질 사안"이라고 모호한 입장을 나타냈다.
또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동맹 차원의 억지력 확보, 북핵 프로세스에서 미국의 협조를 얻는 측면 등을 감안할 때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를 우리 정부가 무시하기는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새롭게 적용되는 방위비 분담금은 5년 단위로 갱신되는 2019년부터 적용된다. 이에 따라 한미 협상은 이르면 올해 말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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