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인수]최태원 역전 드라마, 3가지 승부처
최 회장, 도시바 인수 진두지휘…과감한 결단
일본내 기술유출 우려 감안…'상생 전략' 제시
베인캐피탈 우군 확보…부족한 자금 마련
융자방식으로 참여하며 반독점 우려 해소
웨스턴디지털 반발 등은 해결해야할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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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이 도시바 반도체 사업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은 최태원 SK 회장 특유의 뚝심과 승부사 기질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초반의 열세를 딛고 결국 한·미·일 연합을 결성, 도시바 반도체 인수를 위한 우선 협상 대상자 명단에 올랐다. 이를 통해 SK는 전세계 반도체 산업에서 더욱 탄탄한 입지를 다질 수 있게 됐다.
도시바는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어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탈과 일본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 국책은행인 일본정책투자은행, 한국 SK하이닉스 등이 참여한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불과 보름 전까지만 해도 일본 언론들은 미국 반도체 업체인 브로드컴과 미국 사모펀드인 실버레이크 컨소시엄을 유력 후보자로 점찍었었다. 그런데 막판에 SK하이닉스와 손잡은 미국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탈이 미·일 연합에 합류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됐고 결국 한·미·일 연합이 최종 낙점됐다.
최 회장은 2012년 이사회의 반대에 부딪혀 일본 엘피다를 인수하지 못한 것을 두고두고 후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이번 도시바 인수만큼은 어떻게든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력 부족?…'錢의 전쟁'보다 실리
도시바 반도체 부문 매각은 4개월간 숨 가쁘게 진행됐다. 그만큼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했다. 최태원 회장은 도시바 반도체 인수 작업을 직접 진두지휘하며 과감한 결단력을 보여줬다.
도시바가 메모리 반도체 부문 매각을 결정한 것은 미국 원전 사업으로 인해 발생한 7조원의 부실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지난 2월 도시바가 매각 방안을 처음 발표할 때만 해도 그 규모는 19.9%로 많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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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은 이때부터 도시바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업계에서는 매각하는 지분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과연 인수 효과가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던 때였다. SK하이닉스 안팎에서는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SK하이닉스는 3월에 진행된 1차 예비 입찰에 이름을 올렸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더라도 구속력이 없는 논바인딩(non-binding) 계약이기 때문에 경쟁사를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도시바는 낸드플래시를 처음 개발한 업체로 다수의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2차 예비 입찰을 앞두고 미국 원전 사업의 부실 규모가 예상보다 큰 것으로 나타나면서 상황은 상황이 바뀌었다. 부실 규모가 10조원 이상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오자 도시바는 반도체 지분 매각 규모를 19.9%에서 50% 이상으로 늘렸다.
이때부터 전세계 반도체 기업들이 달려들기 시작했다. 흥행에 실패했던 1차 예비 입찰과 달리 2차 예비 입찰 열기는 뜨거웠다.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세계 2위인 도시바 메모리 경영권을 쥐게 된다면 전세계 반도체 판도가 순식간에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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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예상 인수액도 10조원에서 20조원으로 껑충 뛰었다. 20조원의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도 숙제였고, 설사 인수하더라도 '승자의 저주'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독자 인수가 어렵다고 판단한 최 회장은 미국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탈을 우군으로 확보했다. 막판에는 INCJ가 주도하는 미·일 연합에 합류하는 결정을 내렸다. 한·미·일 연합에 SK하이닉스는 약 3000억엔(3조원)의 자금을 융자하는 방식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는 무리하게 '전의 전쟁'을 벌이기보다는 실리를 택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이번 인수로 SK하이닉스는 적지 않은 부수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와 베인캐피탈은 분사하는 도시바 메모리 사업의 약 33.4%의 지분을 확보하면서 이사를 파견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SK하이닉스는 도시바와 다양한 기술적·사업적 제휴를 모색할 수 있을 전망이다.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의 반도체 산업 진입을 막았다는 데에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훙하이는 이번 인수전에서 30조원을 제시하며 의욕을 보였으나 결국 고배를 마셨다.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훙하이가 도시바 메모리사업 인수에 성공했다면 국내 반도체 산업은 적지 않은 타격이 불가피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중국계 기업이 도시바를 인수하지 못하게 막은 것으로도 3조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한 정서?…'상생 전략'으로 극복
도시바가 원전 사업으로 인한 부실을 해소하기 위해 하는 수 없이 메모리사업부를 매각하지만 일본 내에서는 국가 전략 산업인 반도체를 해외로 매각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강했다. 중국과 한국 등 경쟁 기업에 도시바를 넘길 경우 기술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훙하이는 중국에 공장만 있을 뿐 중국 자본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애플, 구글, 델 등 미국 기업을 우군으로 끌어들이면서 이같은 약점을 극복하려 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일본 패널 산업의 자존심인 샤프를 훙하이에 넘긴 일본은 도시바마저 훙하이에 매각하는 것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분위기였다.
반면, 최태원 회장은 일본내 부정적인 여론을 감안해 점령군이 아닌 동반자적 협력 관계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난 4월 기자들과 만나 "SK하이닉스에 도움이 되고 반도체 고객에게 절대로 해가 되지 않는 방법 안에서 도시바와 협업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알아보겠다"며 "단순히 기업을 돈 주고 산다는 개념을 넘어 조금 더 나은 개념에서 워치(예의주시)해보겠다"고 한 것이 이 같은 맥락이다.
$pos="C";$title="SK하이닉스 72단 3D 낸드플래시";$txt="▲SK하이닉스 72단 256Gb 3D 낸드 개발 주역들이 웨이퍼,칩,개발 중인 1TB(테라바이트) SSD를 들고 있다(제공=SK하이닉스)";$size="550,388,0";$no="2017041009282315382_2.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
SK하이닉스와 베인캐피탈은 도시바에 경영자매수(MBO·Management Buy Out) 방식을 제안하면서 신뢰를 얻었다. 특수목적회사(SPC)를 만들어 도시바 메모리 지분을 인수하되 기존 도시바 본사나 경영진이 함께 인수에 참여하면서 경영권을 보장해주는 방식이다.
막판에 INCJ에 합류하면서도 SK하이닉스는 직접적인 지분 참여를 주장하지 않았다. SK하이닉스는 도시바가 '일본 기업'으로 남아 줄 것을 간절히 원하는 현지 분위기를 잘 알았다. SK하이닉스가 자금을 융자하는 방식으로 한·미·일 컨소시엄에 합류한 것은 이같은 상황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직전까지만 해도 일본 언론들은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과 실버레이크를 유력한 인수 후보로 점찍었었다. 하지만 최태원 회장의 '상생 전략'이 먹혀들면서 일본 정부와 도시바는 한·미·일 컨소시엄을 최종 우선협상자로 선택했다.
아직 최종 조율이 남아있으나 한·미·일 컨소시엄에서 INCJ와 일본개발은행 등 일본 측이 분사하는 도시바 반도체 지분의 절대 다수를 확보하면서 경영권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향후 연구개발(R&D) 등 도시바와 다양한 협력 방안을 강구할 수 있다. D램에 강점이 있는 SK하이닉스와 도시바간 사업 제휴 모델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독점 우려?…로우키(low key)로 전환
SK하이닉스가 직접 지분 출자가 아닌 융자방식을 택한 것은 향후 진행될 반독점 심사를 감안한 포석이기도 하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1분기 기준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도시바는 17.2%로 1위 삼성전자(36.7%)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11.4%로 3위를 차지한다.
SK하이닉스와 도시바의 점유율을 합하면 28.6%로 삼성전자를 바짝 뒤쫓게 된다. 만약 한·미·일 연합에서 SK하이닉스가 주요 주주로 참여할 경우 2위와 3위 기업간 결합으로 간주돼 향후 미국 등 각국에서 진행될 반독점 심사에 가로막힐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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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 "아직 안끝났다"…남은 절차는?
최태원 회장은 지난 23일 오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행사에 참석한 두 기자들과 만나 도시바 인수 소감을 묻는 질문에 "아직 안 끝났어요"라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한?미?일 연합은 도시바와 최종 계약이 남아있다. 도시바는 오는 28일 열리는 주주총회 전까지 구체적인 협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아직 축배를 들기에는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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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와 조인트벤처를 설립, 일본 욧카이치 공장을 공동 운영하고 있는 미국 하드디스크업체 웨스턴디지털(WD)의 반발도 풀어야할 숙제다.
웨스턴디지털은 자사가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 매각에 독점협상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웨스턴디지털은 지난 달 국제중재재판소에 중재 신청을 제기한 데 이어 지난 1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주법원에 매각 금지 소송을 내면서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도시바는 웨스턴디지털에 우선 협상 대상자로 결정된 한·미·일 연합에 참여하도록 요청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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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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