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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지봉로· 필운대로 등 '명예도로명' 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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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근길, 겸재길, 송강길, 고하길, 옥류동천길, 소나무길 등 명예도로명 부여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종로구(구청장 김영종)가 지역주민의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문화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역사, 지리, 장소적 특성이 깃든 '명예도로명'을 지봉로, 필운대로, 자하문로28길 등 지역내 총 6곳에 부여한다.

종로는 경복궁, 창덕궁, 종묘 등 발길 닫는 곳곳이 625년 수도 서울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곳으로 예로부터 지역의 역사성을 반영한 고유지명을 사용해왔으나 도로명주소 시행으로 인해 더 이상 그 명칭을 찾아볼 수가 없다.
명예도로명을 부여함으로써 종로만의 전통과 역사, 지리, 장소적 특성을 두드러지게 하겠다는 것이 구의 의도다.

이번에 명예도로명이 부여되는 도로는 ▲지봉로 ▲필운대로 ▲자하문로28길 ▲창덕궁길 ▲자하문로7길 ▲대학로11길 등 총 6곳으로, 구는 각 도로에 ▲박수근길 ▲겸재길 ▲송강길 ▲고하길 ▲옥류동천길 ▲소나무길 등의 명예도로명을 부여한다.

먼저 '박수근길' 법정도로명은 ‘지봉로’이며, 명예도로명이 부여되는 도로는 지봉로 1부터 지봉로 29(청계7가 사거리 ~ 동묘역 사거리) 300m구간이다.
지봉로는 1952년부터 1963년까지 박수근 화백이 거주하며 작품 활동을 했던 집(종로구 지봉로 11)이 있던 곳이다.

박 화백은 이 곳에서 작은 마루를 작업실 삼아 우리 민족의 일상적인 삶의 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 20세기 가장 한국적인 화가로 손꼽히고 있다.
소나무길로 지정된 대락로 11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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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근 화백 집터 앞 도보에는 창신동 집 마루에 앉아있는 작가의 가족사진을 통해 그의 소박하고 친근한 삶과 예술을 기억하기 위한 공공미술 작품 ‘기억(박수근 창신동 집)’이 설치돼 있으며. 지하철역 내 안내사인, 도보의 사설안내사인, 대형지주 안내사인 설치를 통해 창신동을 찾는 시민들이 박수근 길을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했다.

종로구는 박수근 화백의 개인으로나 화가로서의 삶에 있어 매우 각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창신동 집이 있던 지봉로에 명예도로명을 부여함으로써 창신·숭인 지역을 대표하는 명소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겸재길' 법정도로명은 ‘필운대로’이며, 명예도로명이 부여되는 도로는 필운대로 61부터 필운대로 116(옥인동 군인아파트 ~ 종로장애인복지관) 560m구간이다.

겸재 정선은 조선시대 성리학자이자, 우리 산천의 내재된 아름다움을 그림으로 표현하는데 가장 알맞은 고유화법을 창안해 내는데 성공한 진경산수화의 대성자이다.

겸재 진경산수화는 60대 이후 절정에 이르렀으며, 인곡정사는 그가 예술혼을 한껏 불태웠던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종로구에서는 겸재가 살았던 터를 돌아보며 그림에 얽힌 역사를 알아볼 수 있도록 경복고에서 수성동계곡까지 ‘겸재정선의 진경산수화길’탐방 코스도 운영하고 있다.

종로구는 ‘겸재정선의 진경산수화길’탐방 코스이자 겸재가 52세부터 마지막 생애를 보낸 인곡정사 터(현 군인아파트, 옥인동 45-1번지)를 지나는 필운대로에 명예도로명을 부여함으로써 한국 고유의 화풍을 만든 그의 정신과 그림에 대한 열정을 후대에게 널리 알리고자 한다.

'송강길' 법정도로명은 ‘자하문로28길’이며, 명예도로명이 부여되는 도로는 자하문로28길 3부터 자하문로28길 29(청운초교 교차로 ~ 청운실버센터) 315m구간이다.

송강 정철은 조선 중기 인물로 예조판서, 우의정, 좌의정 등의 고위 관직을 두루 거친 정치가이자 관동별곡 등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가사와 훈민가 등 많은 시조를 남겨 세계적인 시성의 반열에 올라 있다.

구는 송강이 태어난 이 일대에 명예도로명을 부여함으로써 송강의 투철한 충효사상과 선공후의 공복정신을 기리고, 시가문학의 창의성과 우수성을 후대에게 널리 알릴 계획이다.

청운초등학교 학교 담장에는 송강의 대표작을 담은 시비와 생가임을 알리는 생가 터 비석이 세워져 있다. 지난해 12월 구는 송강 탄생 480주년을 맞이하여 청운효자동주민센터에서 ‘제1회 송강문화 청운축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고하길' 법정도로명은 ‘창덕궁길’이며, 명예도로명이 부여되는 도로는 창덕궁길 117부터 창덕궁길 191(송진우 집터 ~ 이도도자기 본점) 350m구간이다.

이 길은 고하 송진우 선생이 1921년부터 1945년 흉탄에 순국하기까지 24여 년 간 매일 내왕한 뜻 깊은 길이다.

고하는 원서동 74번지에 위치한 자택에 거주하면서 중앙학교 교장으로서 3.1운동을 주도했으며, 해방 직후에는 동아일보 사장으로 민주국가를 세우기 위해 한국민주당 수석총무로 추대되어 나라세우기에 헌신하다 순국했다.

구는 명예도로명을 부여함으로써 고하 선생의 높은 이상과 민주건국을 위한 업적, 항일독립운동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고자 한다.

'옥류동천길' 법정도로명은 ‘자하문로7길’이며, 명예도로명이 부여되는 도로는 자하문로7길 3부터 자하문로7길 73(우리은행 효자점 ~ 통인시장 후문) 425m구간이다.
옥류동천길로 지정된 자하문로7길

옥류동천길로 지정된 자하문로7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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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류동천(玉流洞川)은 상촌지역의 대표적인 물줄기이다. 인왕산 아래 옥류동, 수성동 부근에서 발원하여 현재 우리은행 효자동 부근에서 ‘백운동천’과 합류하는 하천으로 조망경관이 빼어나 조선시대 권문세가의 별서지로 이용됐다.

또 일제 강점기에는 윤동주, 이상, 이중섭 등 유명한 예술인들이 모여들던 곳이다.

구는 일제강점기 때 복개돼 지금은 과거 옥빛의 흔적을 찾기 어렵지만 다시금 서민 중심의 문화가 꽃피고 상촌의 중심이 되고 있는 ‘옥류동천길’ 문화적 정체성을 되살리기 위해 자하문로7길에 명예도로명을 부여한다. 보행환경 개선을 위해 복개천 위에 보행자우선도로를 조성하고,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도막 포장에 한글 패턴을 사용했다.

'소나무길' 법정도로명은 ‘대학로11길’이며, 명예도로명이 부여된 도로는 대학로11길 3부터 대학로11길 51(혜명교회 ~ 성균관대 입구 교차로) 280m구간이다. 90년대 소나무가 가로수로 조성되면서, 이미 주민 및 주변 상인들과 관광객들에게는 ‘소나무길’로 불리고 있는 도로다.

구는 이 도로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15년 대학로 문화지구 지정과 연계해 주말은 보행자 전용거리로 지정했으며, 문화공연의 장소로도 활용하고 있다.

명예도로 결정은 종로구도로명주소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 이를 위해 주민설명회 및 주민설문도 거쳤다. 도로명주소법에 따라 5년간 사용하며 도로명주소위원회 재심의를 통해 연장할 수 있다.

종로는 발길 닫는 곳곳이 문화 유적지로 국내?외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대한민국의 얼굴인 만큼 역사를 담은 명예도로명 부여를 통해 더 의미 있는 장소로 기억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영종 구청장은 “수백년의 역사를 간직한 수도 서울의 자부심을 지키기 위해 지역의 역사성을 반영한 명예도로명을 부여했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발굴할 계획”이라면서 “종로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박수근길, 겸재길, 송강길 등을 걸으며 우리나라의 유서 깊은 역사를 다시 한 번 되새기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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