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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저기 핫도그집"…유행 따라 생기는 프랜차이즈, 생존주기 갈수록 짧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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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브랜드가 최고 전성기 누리는 기간은 6개월"
이미 유행을 탄 지 1년이 지났을 때 유사브랜드 우후죽순

한 핫도그 매장 앞에 고객들이 긴 줄을 서며 대기하고 있다.(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음)

한 핫도그 매장 앞에 고객들이 긴 줄을 서며 대기하고 있다.(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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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지금 인기있는 가성비 아이템들도 얼마나 갈지 몰라요. 겉보기에는 줄 서서 사먹으니 장사가 엄청 잘되는 것 같지만, 매출 볼륨만 크고 손님만 많아보일 뿐이지 정작 점주들 손에 쥐는 돈은 그야말로 하루 종일 팔아야 남길 수 있는 거죠."

지난해 1억여원을 들여 A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낸 한모씨는 "가성비가 유행이라 저렴한 외식들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일정 매출이 나오지 않는다면 손해보기 십상"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유행이나 인기에 따라 매장을 내는 것은 경계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서울 동작구의 한 연어회 전문점은 문을 연 지 1년 만에 폐점했다. 20대 여성들을 중심으로 연어 요리가 인기를 끌자, 동일 상권에만 연어 판매점이 2~3곳으로 늘어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고깃집에서도 연어회를 판매하는 등 일반식당과도 메뉴가 겹치고, 간판명까지 유사한 브랜드들이 생겨나면서 더 이상 버텨내지 못한 셈이다. 설상가상 연어요리 유행마저 차츰 시들해지고 있어 우후죽순 생겼던 연어전문점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이처럼 최근 국내 프랜차이즈업계가 지나친 유행 위주로 점포 개점이 이뤄지고 있어 가뜩이나 짧은 국내 프랜차이즈의 생명력이 더욱 짧아지고 있다. 경기가 불안정해지면서 창업주들이 단기간 내 수익을 내려다보니, 인기 위주의 프랜차이즈 창업이 성행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9일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사업정보공개서에 따르면 불과 1년만에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9개의 핫도그 전문 브랜드가 생겨났다. 이들 업체는 핫도그 하나에 1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대로 고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는 것이 특징.
줄 서서 먹을 정도의 폭발적인 반응에 단기간에 비슷한 콘셉트의 업체들도 급격히 생겨났다. 이에 9개 브랜드의 매장 수만해도 이미 1000개를 돌파한 것으로 파악된다.

프랜차이즈를 한 지 불과 3개월밖에 되지 않은 곳도 가맹속도는 눈에 띄게 가팔라 수십개의 가맹계약을 맺은 곳도 수두룩하다. 하지만 이들은 매장 인테리어와 콘셉트도 겹쳐 간판만 다를 뿐, 소비자들이 업체별 차별화를 알아차리기는 힘든 수준이다.

이처럼 유사 브랜드들이 생겨남에 따른 피해는 소비자와 가맹점주들이 고스란히 받고 있다. 유행을 타는 업종은 인기가 꺾임에 따라 쉽게 사장되기 마련인데, 이때 수십개의 유사 브랜드들이 무더기로 퇴출되는 바람에 프랜차이즈 시장의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A브랜드 관계자는 "미투 업체들은 다른 브랜드를 그대로 베꼈으니 브랜드에 대한 애착이나 창업 정신이 원조보다 높을 리가 없다"면서 "일부는 값싼 식자재를 찾고, 가맹점에 대한 관리보다는 유치에 더 신경을 쓰기 때문에 결국 메뉴의 품질을 떨어뜨리고, 장사가 안돼 폐업하는 사례도 많다"고 지적했다.

강병오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창업학 박사)는 "보통 선발 브랜드가 최고 전성기를 누리는 기간은 6개월"이라면서 "이를 보고 유사 브랜드들이 생겨나기 시작하는데 이미 유행을 탄 지 1년이 지났을 때"라고 설명했다. 그는 "문제는 유행을 탄 브랜드들이 3~4년씩 명맥을 유지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점"이라면서 "결국 유사 브랜드들로 창업을 시작한 이들은 유행의 끝자락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결국 1~2등 브랜드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유행이 끝난 뒤 문을 닫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피해는 뒤늦게 사업에 뛰어든 점주들이 입는다"고 지적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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