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18일 열린 신년기자간담회에서 케이뱅크의 신규 회원 가입에 '경사'라며 격하게 환영했다. 하 회장의 신규 회원사 가입 환영은 미사여구에 그치지 않았다.
국내 금융업계는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라는 질곡의 역사를 거치면서 더하기 보다는 빼기가 더 익숙해졌다. 방만경영을 하던 은행들이 하루 아침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탓이다.
하 회장의 속내에는 이같은 악습의 고리를 자신의 임기중에 직접 끊을 수 있게 됐다는 점도 자리잡고 있다. 국내 은행산업에는 정부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 핀테크 산업 육성에 나서면서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등장하고 있다.
국내 은행들의 수장인 하 회장의 격한 환영 뒤에는 서글픔과 함께 반성도 묻어난다. 지난 1981년 씨티은행 입행 이후 36년간 '뱅커' 의 길을 걸어온 그이기에 기존 은행의 몰락과 위기는 남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그가 은행들에게 처절한 반성을 촉구하는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하 회장은 "은행업은 계속 필요하지만, 비대면시대에 은행이 계속 존재할 것이냐는 근본적 질문에 답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하 회장은 이어 "현재 경제상황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부각되는 청년실업, 노동의 양극화 문제의 근본에는 반세기전에 정착된 호봉제가 있다"며 "인건비가 변동비가 아닌 고정비가 돼 버렸는데, 노력과 성과에 따라 보상받는 합리적 성과주의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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