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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의 비밀②]천차만별 커피가격…1천원짜리나 4천원짜리나 원가는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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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 자체는 커피 한 잔에 500원 넘기기 힘들어

콜드브루(사진=스타벅스커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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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직장인 오모씨는 커피 마니아다. 커피 맛에 민감한 편은 아니지만 십수년 간 마셔온 덕에 한 모금만 맛 봐도 좋은 원두인지 아닌지 정도는 알 수 있다. 최근 가장 애용하는 것은 편의점 커피다. 전문점과 비교해 딱히 맛이 떨어지지 않으면서 가격은 절반 이하이기 때문이다. 원두 수준으로 봤을 때 원가 차이가 크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12일 BGF리테일에 따르면 편의점 씨유(CU)에서 판매하는 겟(GET) 커피의 아메리카노는 판매가 가운데 원가가 40% 가량을 차지한다. 원두와 물류, 로스팅 등의 비용을 포함한 것으로 판매가격이 1200원임을 상기하면 커피 한 잔의 원가는 480원 정도인 셈이다. 별도의 인건비가 필요하지 않고 수백만원 선의 커피머신만 들여놓으면 돼 공급 가를 낮출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원가가 낮다고 해도 원두의 품질은 수준급이다. 편의점 시장에서 원두 커피는 가장 유효한 고객 유인 품목이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한 만큼, 맛이나 향에 각별히 신경을 쓴다. 저렴한 가격만으로는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BGF리테일 상품팀은 2015년 7월 커피 맛의 핵심이 되는 좋은 원두를 확보하기 위해 해외 원두 생산지를 방문해 최상급 탄자니아산 원두와 콜롬비아산 원두를 찾아냈다. GET 커피에 사용되는 콜롬비아산 원두는 최상등급인 수프리모와 바로 아래 단계인 '엑셀소' 이외의 원두는 수출하지 않는 엄격한 기준으로 유명하다.

독특한 산미를 가진 탄자니아산 원두 역시 탄자니아의 50여 개 농장에서 직접 샘플을 공급 받아 BGF리테일의 상품개발팀과 커피전문가들이 직접 시음한 후 선별한 것으로, 최상등급인 'AA'등급만 사용한다. 그렇게 까다롭게 관리하고 좋은 제품을 써도 원가는 500원을 넘지 않는다는 점은 유의미하다.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 점유율 1위의 스타벅스의 경우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이 4100원으로 편의점 커피의 3배를 웃돈다. 여기에는 대형 커피 매장의 임대료와 전문 바리스타를 포함한 인건비, 브랜드 관리비용 등이 포함된다. 편안한 의자와 넓은 매장 등을 제공하고, 오래 앉아 업무를 하거나 미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편의점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스타벅스 역시 고급 아라비카 원두를 사용한다. 1971년 설립 이후 40여년간 1000명이 넘는 원두 감별 전문가들이 세계 각지의 원두를 다양한 비율로 섞어(블렌딩) 테스트하며 높은 원두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역시 매출의 상당 부분은 원두가 아닌 임대료나 인건비에 사용된다. 스타벅스의 2015년도 사업보고서를 보면, 연간 임차료(100% 직영, 1178억원)와 인건비(급여, 퇴직급여, 복리후생비, 교육훈련비 포함, 1093억원)으로 각각 매출(7739억원)의 15.2%, 14.1%에 달한다. 사용된 모든 원재료(원두, 우유, 티, 시럽 등) 가격은 1093억원으로 인건비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원두 가격은 편의점 커피와 비슷해 스타벅스 커피 역시 한 잔의 원가는 500원을 넘기지 않는 게 사실이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커피전문점의 경우 인테리어에도 상당히 공을 들이고 매장 역시 임대료가 비싼 시내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물량에 따른 수익 구조도 다르기 때문에 가격을 직접 비교해 어떤 것은 비싸고, 어떤것은 싸다고 얘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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