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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0t 'SK 굴착장비' 터키 해저터널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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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한류 반세기, 오늘과 내일<4>SK건설
하루 7m씩, 16개월간 3.34㎞ 관통 성공
해협 통과시간, 100분→15분으로 줄어
현지 첫 민관협력사업…PF 모범사례

SK건설이 2013년 자체 제작한 유라시아 해저터널 굴착장비인 'TBM'. 단면직경이 아파트 5층 높이와 맞먹는 13.7m, 총길이는 120m, 무게가 3300t에 달한다.

SK건설이 2013년 자체 제작한 유라시아 해저터널 굴착장비인 'TBM'. 단면직경이 아파트 5층 높이와 맞먹는 13.7m, 총길이는 120m, 무게가 3300t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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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터키 이스탄불은 세계에서 가장 교통체증이 심한 도시로 꼽힌다. 보스포러스 해협을 중심으로 유럽과 아시아로 나눠진 이 도시의 인구는 1400만명. 매년 농촌인구가 대거 유입돼 인구증가율이 4%를 훌쩍 넘어서는 이 도시에서 자동차로 건널 수 있는 교량은 단 두 개 뿐이다. 서울의 한강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31개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스탄불의 '교통지옥'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하지만 내년이면 이스탄불의 악명 높은 교통체증은 크게 해소될 전망이다. 장장 5.4km에 이르는 복층 해저터널 '유라시아해저터널' 완공을 앞두고 있어서다. 하루에 12만대의 차량이 오갈 수 있는 이 터널이 뚫리면 해협을 통과하는 시간이 기존 100분에서 15분으로 대폭 줄어든다. SK건설은 지난 2008년 사업권을 따내고 4년 뒤인 2012년 첫 삽을 떴다.
그동안 현장에서는 터널굴착장비인 TBM(Tunnel Boring Machine)으로 매일 7m씩 전진했다. 단면직경이 아파트 5층 높이와 맞먹는 13.7m, 총 길이는 120m, 무게가 3300t에 달하는 이 장비는 SK건설이 2013년 자체 제작한 것이다. TBM을 제작하기 전 SK건설은 두 달간 해저탐사를 진행했다. 현장의 지질과 지반, 지하수 등 작업여건을 면밀히 살펴보기 위해서다. 이 때 최대 해저 100m가 넘는 지층의 지질분석을 위해 석유개발에 사용되는 시추선도 투입됐다.

김택곤 SK건설 TBM팀장은 "분석 결과를 토대로 TBM에 암반과 토사를 관통하는 복합지질 커터기술을 적용했다"며 "커터의 크기와 커터 사이의 간격을 정밀하게 계산했는데 이에 따라 TBM 굴진율에 커다란 차이를 보여 전체 공사기간을 좌우한다"고 말했다.

TBM은 13.5m에 달하는 본체와 후방설비로 구성됐다. 본체에는 커터헤드와 커터, 추진체 그리고 터널 내벽에 두르는 콘크리트 구조물인 세그먼트 설치장비로 이뤄졌다. 커터헤드에는 암반과 토사를 파쇄하는 70개의 커터가 달려있다. 교체주기와 마모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센서를 장책해 놨다. 후방설비는 TBM의 운전 모니터링을 위한 설비시설, 세그먼트를 운반하는 크레인, 폐석을 지상으로 배출하는 파이프, 펌프 등으로 구성됐다.
공사는 추진체에서 동력을 전달받은 커터헤드가 70개의 커터를 활용해 암반을 부수고 잘라내는 굴착작업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이 작업과 동시에 세그먼트를 곧바로 터널 내면에 끼워넣으면서 원형의 터널이 완성된다. 굴착과 동시에 터널을 만들어내는 셈이다. 이 같은 과정을 16개월 동안 반복하면서 지난 8월 보스포러스 해협 3.34㎞ 해저구간을 관통하는데 성공했다.

이진무 SK건설 유라시아 해저터널 현장소장은 "지난해 4월 굴착에 착수해 하루 평균 25t 트럭 100대 분량의 토사를 퍼 올렸다. 수심 100m가 넘는 해저에 이뤄진 작업인 만큼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고 전했다.
유라시아 해저터널 조감도

유라시아 해저터널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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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해저터널'은 사업비자 총 12억4000만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여기에 SK건설은 그룹 계열사와 50%의 지분을 나머지는 터키 기업인 야피메르케지가 투자했다. 본격 착공이 이뤄진 2012년 말 자금조달이 극적으로 이뤄졌다.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국내 금융기관은 물론 유럽투자은행(EIB),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등 10개 금융기관의 참여가 가능했던 건 터키 정부와 채무인수 보증약정을 통해 터키 최초로 민관협력사업(PPP)을 이끌어낸 게 주효했다 자금조달규모는 총 9억6000만달러 규모로, 차후 원리금 상환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터키 정부가 채무를 인수하는 조건이다.

SK건설 관계자는 "6개월에 걸쳐 SK건설을 포함한 사업주와 터키 정부, 대주단 등 3자가 치열한 협상을 벌인 끝에 합의가 이뤄졌다"며 "터키 최초 민관협력형 사업을 이끌어내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의 모범사례로 손꼽힌다"고 설명했다.

한편 SK건설은 '유라시아해저터널' 프로젝트로 글로벌 베스트 프로젝트상을 받았다. 미국 건설·엔지니어링 전문지 ENR(Engineering News Record)이 수여하는 이 상을 국내 건설사가 수상한 것은 처음이다. 또 지난해 5월에는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이 주관하는 '지속가능경영 사회·환경분야 최우수 모범사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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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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