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현 광주광역시장 “직접 전화 받았다” 털어놔
[아시아경제 문승용] 2014년 광주비엔날레 출품 예정이었던 홍성담 화백의 박근혜 대통령 풍자 걸개그림 ‘세월오월’ 전시 불허가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의 압력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윤 시장은 또 “당시 광주시정이 처한 여러가지 상황때문에 이 문제(세월오월 전시)를 정면돌파하지 못했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당당하게 작품을 내걸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갖고 있다. 부끄러움이 있다”고 말했다.
2014년 광주비엔날레 출품 예정이었던 홍성담 화백의 걸개그림 ‘세월오월’ 전시 불허는 정부가 개입한 사실이라고 털어놓은 것이다.
그러나 윤 시장은 2014년 8월 세월오월 논란 당시 “창작의 자유는 존중돼야 하지만 시비가 부담되는 비엔날레 특별전에 정치적 성향의 그림이 걸리는 것은 맞지 않다”며 사실상 전시 불가에 동조한 바 있다.
광주시는 2014년 8월6일 전시 불허 방침을 세웠다가 비판 여론에 부딪혔고 윤 시장은 “비엔날레 재단에서 결정할 사안”이라며 손을 뺐다. 비엔날레재단 이사장은 바로 윤장현 시장이다.
가로 10.5m×세로 2.5m의 대형 걸개그림인 ‘세월오월’은 왼쪽 상단에 박 대통령을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의 조종을 받는 허수아비로 풍자했다. 당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당시 문창극 국무총리 지명자 등이 웃고 있는 모습도 담겨 있다.
이 작품에 대해 특별한 문제를 제기하지 않던 광주시는 갑자기 8월6일 “표현의 자유는 인정하지만 홍 화백의 작품은 대통령을 희화화 하는 등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며 “광주비엔날레재단에 특별전 작품 제외와 홍 화백을 특별전 참여작가에서 해촉하라”고 지시했다.
홍 화백은 이후 박 대통령 모습을 ‘허수아비’에서 ‘닭’ 형상으로 바꿔 다시 작품을 제출했지만 광주비엔날레재단은 전시를 유보했고 결국 8월24일 작품을 자진철회했다.
홍 작가와 윤 시장은 1993년 ‘광주시민연대’를 결성하면서 연을 맺은 뒤 함께 시민운동을 해왔다. 20년 지기다.
문승용 기자 msynews@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