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따르면 김 전 부사장은 고재호 전 사장과 공모해 2012~2014 사업연도 재무제표 관련 순자산 기준 총 5조7000억원(영업이익 기준 2조7000억원) 규모 회계사기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조사과정에서 개별 사업부 및 재무회계 담당 임직원 수십명으로부터 이를 시인하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고재호 전 사장은 회계사기 가담 여부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회계사기를 위해 필요한 의사결정 구조나 규모에 비춰 경영진의 관여가 불가결한 회사 차원의 조직적인 범행으로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리먼브러더스 사태 등 세계적인 경제 불황 여파로 선박 수요가 급감하며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자 저가 수주 등 출혈경쟁으로 사업외형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부실을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 저가 수주로 따낸 해양플랜트 등 다수 사업은 정작 실제 사업과정에서는 기술축적 미진 등으로 원가가 불어났고, 대금 회수마저 미뤄지는 사이 경영진은 성과급이나 직위 보전을 위해 재무제표로 시장에 눈속임해왔다는 것이다.
한편 검찰은 구속기간 만료에 따라 오는 18일께 70억원대 개인비리 혐의로 남상태 전 사장도 구속기소할 방침이다. 검찰은 남 전 사장을 우선 재판에 넘긴 뒤 그가 대표로 재임하던 기간의 대우조선 회계사기 책임도 규명할 계획이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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