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의 잠긴 상태에 따라 서로 다른 탈출법으로 "샷은 작게, 목표는 무조건 페어웨이"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길게 잡을까? 짧게 잡을까?"
러프보다 벙커를 더 두려워하는 아마추어골퍼와 달리 선수들에게는 러프가 더 어렵다. 그린 바로 옆까지 억세고, 질긴 러프를 조성하기 때문이다. 실제 프로대회를 치르기 직전이나 직후의 골프장에서 플레이하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러프의 신세계'를 느낄 수 있다. 풀이 클럽을 휘감아 샷이 불가능하고, 임팩트가 좋았다 해도 스핀이 먹지 않아 엄청난 런이 발생한다.
아일랜드골프장의 페스큐 러프는 그러나 성은정의 샷에 제동을 걸었다. 공은 불과 10m를 날아가는데 그쳤고, 결과적으로 '6온2퍼트' 트리플보기라는 치명타를 얻어맞아 연장접전에 끝에 결국 오지현(20ㆍKB금융그룹)에게 우승컵을 상납했다.
초, 중급자는 이 정도의 러프라면 무조건 '언플레이어블(unplayable)'을 선언하고 아예 페어웨이로 나오는 게 상책이다. 샷을 한다면 당연히 웨지, 목표는 탈출이다. 공을 최대한 오른발 쪽에 놓고 급격한 다운블로 샷으로 정확하게 컨택하는데 집중한다. 테이크어웨이에서 곧바로 양손을 코킹하는 'V자 스윙'에 주력하고, 폴로스로나 피니시 모두 무시한다.
공이 러프 위에 있다면 운이 좋은 셈이다. 상대적으로 저항 요소가 적어 그린을 직접 노릴 수 있다. 주위의 잔디를 눌러 공이 움직이지 않도록 주의하고, 공이 떠있다는 것을 감안해 클럽을 약간 짧게 잡는다. 여기서는 이른바 '플라이어(flier)'를 경계해야 한다. 골프채와 공 사이에 풀이 끼어들어 스핀이 걸리지 않는 현상이다. 그린에 떨어진 뒤 엄청난 런이 발생하는 이유다. 공은 강력하게 찍어 치고 폴로스로를 생략하는 펀치 샷의 이미지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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