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2년 4월 29일 중국 상하이 훙커우 공원. 일본군의 상하이 점령을 기념하는 행사가 시작된 이곳에서 일본의 국가가 연주됐다. 일왕의 생일인 천장절 행사까지 함께 하기로 해 훙커우 공원은 축제 분위기였다. 그리고 이곳에 도시락을 손에 든 스물다섯의 청년 윤봉길이 있었다.
이날 훙커우 공원에서 윤봉길이 던진 것은 알려진 것과 달리 도시락 모양의 폭탄이 아니었다. 윤 의사 기념사업회 등에 따르면 준비된 폭탄은 도시락 모양의 폭탄과 물통 모양의 폭탄 두개였고 단상 위로 투척된 것은 물통이었다. 윤봉길하면 도시락 폭탄을 떠올리지만 기실 의거를 성공시킨 폭탄은 물통이었던 셈이다.
많은 이들이 윤 의사가 던지지 않은 도시락은 자결용이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하지만 유족들은 도시락 폭탄 역시 자결용이 아닌 거사용이라고 보고 있다. 윤 의사는 경성지방검찰청의 신문에서 "차를 타고 훙커우 공원으로 가는 도중 보자기에 구멍을 뚫었다. 두 개의 폭탄을 보자기에 싼 채로 던질 때 발화 끈을 당기기 위해서였다"는 내용의 진술을 했다고 한다. 한 개만 던진 것에 대해서 그는 "두개를 던질 여유가 없었다. 물통 모양이 끈이 있어 던지기 쉽다고 생각해 도시락 모양은 땅 위에 내려놓고 물통 모양을 던졌다"고 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