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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흔드는 '환율 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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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러, 외인이탈 속 IT·車엔 호재
위안화 약세, 中충격파 국내 확산
엔고, 면세점·카지노 등 수혜업종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올해 여름 내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달러와 위안화, 엔화 등 한국을 둘러싼 삼국의 환율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각국의 환율 움직임에 국내 증시에서도 벌써부터 수혜주와 피해주를 나누며 옥석가리기에 나선 모습이다. 각국의 환율변화는 국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강달러 위기 오나=3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들어 전날까지 원ㆍ달러 환율은 1143.50원에서 1186.60원까지 3.76% 올랐다. 6~9월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증시에서는 강달러(원화약세)에 따른 외국인 엑소더스(대탈출) 현상이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달러 강세가 외국인 이탈을 부추기는 것은 이자부담과 환차손 때문이다. 외국인은 미국 은행에서 돈을 빌려 한국 등 신흥국에 투자한다. 하지만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이에 따른 이자가 높아진다. 만약 금리 인상분보다 국내 투자 수익이 높다면 발생하는 수익을 통해 이자를 감당하겠으나 반대일 경우 자금을 회수해 빚을 갚는 게 유리하다.

더욱이 투자수익을 회수하려면 주식이나 채권 등을 팔아 원화로 받고 이를 다시 달러로 바꿔야 하는데 원화 약세는 이 과정에서 환차손을 유발한다. 외국인의 매도욕구가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해 12월17일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 이후부터 올해 1월말까지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총 3조1276억원어치 국내 주식을 팔아치웠다.
그렇다고 국내 증시에서 강달러를 모두 꺼리는 것은 아니다. 정보기술(IT)과 자동차 등 대형수출주는 수출경쟁력이 높아져 호재다. 다만 달러 강세는 신흥국 증시 변동성을 키우고 국제유가 하락 등을 초래해 오히려 내수주가 수혜를 입는 경우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달러 강세는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 투표 등 달러 강세를 지지하는 이벤트가 임박하면서 유가 하락반전이 가시화되면 코스피 하락변동성 확대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안화 쇼크 재현될까=강달러는 자연적으로 위안화 약세를 불러온다. 더욱이 중국이 수출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지난해부터 적극적인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하고 있어 이 같은 흐름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역내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지난 5월 한 달 동안 1.66% 상승하며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역외시장에서는 위안화 가치가 1.54%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2.14% 하락한 이후 최대 낙폭이다.

위안화 약세는 중국 증시에 충격을 가져오고 이는 한국 증시에도 악영향이다. 지난해 8월13일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를 전장대비 1.86% 평가절하하자 이후 2주 동안 상하이종합지수는 24.6% 폭락했다. 당시 코스피는 6거래일만에 7.74%(1983.46→1829.81) 급락했고 외국인은 29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올해 1월7일에도 인민은행이 위안화 환율을 0.51% 평가절하하자 상하이종합지수는 3주 동안 21% 폭락했으며 코스피 역시 2주만에 4.4% 내렸다.

다만 과거처럼 '위안화 쇼크'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8월엔 위안화 고시환율 제도 변경을 앞두고 있었고, 지난 1월엔 조지소로스 등 헤지펀드의 공격이 있었다"며 "지금과는 상황이 달라 이전과 같은 위안화 쇼크가 나타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高→엔低 꺾일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는 연초 120.51엔에서 2일(현지시간) 108.86엔까지 추락했다. 지난달 초 1년 6개월만의 최저치인 107엔대까지 추락하다 소폭 반등한 이후 다시 꺾였다.

일본은행(BOJ)이 지난 1월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는 등 대규모 통화 완화정책을 펴고 있지만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져 일본의 통화정책이 무력화됐기 때문이다. 연초 중국 증시 폭락과 유럽 은행 부실 우려 등으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엔화로 몰린 것과, 미국이 연초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시사한 것도 달러 약세를 불러와 엔화 강세의 원인이 됐다.

엔화 강세는 국내 증시엔 호재다. 엔고 덕에 수출경쟁력이 생겨 한일 경합도가 높은 자동차, 철강, 조선주의 구매력이 높아진다. 특히 해외 시장에서 일본과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자동차 업종에서 이러한 현상이 뚜렷하다.

지난 2월 코스피가 1860선까지 주저앉았던 폭락장에서 자동차 업종의 주가는 엔고 기대감에 크게 올랐다. 현대차의 경우만 봐도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15% 줄었지만 증권가에서는 엔고에 힘입어 2분기 큰 폭의 실적 개선이 나타날 것이라고 '매수'를 권했다. 엔고는 중국인 관광객의 발걸음을 일본에서 한국으로 돌리게 한다는 측면에서 관광ㆍ면세점ㆍ카지노 등도 수혜업종이다.

하지만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엔화는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아베 총리도 최근 소비세 인상을 연기하는 등 엔화 강세를 꺾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김은혜 KR선물 연구원은 "일본은 어떤 방식으로든 경기 부양을 해야 한다고 보는 것 같다"며 "올 하반기에는 추가 완화책을 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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