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냉연제품 가격 인상

1월 열연제품 인상 이어 t당 2만~3만원 올려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포스코가 건축ㆍ가전용으로 쓰이는 냉연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지난 1월 열연제품 가격을 올린데 이어 이를 가공해 만드는 냉연제품 가격도 인상한 것이다. 냉연제품 가격이 오른 것은 2011년 이후 5년여 만이다.

2일 철강업계와 포스코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달 1차 유통사에 판매하는 냉연아연도금강판류 가격을 톤당 2만~3만원 인상했다. 인상된 냉연제품은 강관(원통형으로 성형가공된 강재)용 소재, 건축용 자재, 가전류 부품 등으로 쓰이는 열연도금강판(HG)과 일부 용융도금강판(CG)이다.


냉연제품 가격인상은 소재로 쓰이는 열연 가격이 인상되며 연쇄적으로 이뤄졌다. 포스코는 지난 1월 열연제품 가격을 톤당 2만~3만원 인상했다.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지난 한 달 간 22% 오르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영향도 크다. 중국 철강업계는 구조조정 등 철강 수급조절에 나서면서 속속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1월 말 기준 중국 열연강판 내수가격은 톤당 326달러로 전월 대비 2% 상승했다. 한화로 치면 톤당 2만7000~3만6000원 수준의 인상이다.

국내로 유입되는 중국산 열연 가격도 이와 비슷한 수준에서 인상되며 국내산 가격인상에 영향을 미쳤다. 열연가격이 인상된 것은 2013년 3분기 이후, 냉연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국내 철강업계는 그동안 중국산 저가 철강재 유입에 대응하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가격을 낮춰왔다.

인상 여력이 생기자 다른 철강업체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동국제강은 지난달 대리점ㆍ유통사에 판매하는 냉연제품 가격을 톤당 2만원 인상했다. 열연 가격을 톤당 2만원 인상한 현대제철도 냉연 가격인상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냉연제품 중 가장 물량이 많은 자동차 강판 역시 수요처와의 개별 협상과정에서 가격인상을 요구할 여력이 커졌다.

냉연 가격은 열연 가격 인상 여부에 따라 추가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 포스코는 이미 열연 3월 출하분을 톤당 1만원 추가 인상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냉연 가격은 2주 가량 간격을 두고 연쇄적으로 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포스코의 1분기 실적 반등에도 힘이 보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00만톤에 이르는 열연 가격 인상만으로 800억~1200억원 가량의 매출 상승 효과가 기대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발 구조조정이 가시화되면 인상폭이 더 커질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상승 흐름을 연말까지 이어가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