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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잊은 국회'…나흘째 필리버스터 국회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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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한국 정치사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이 나흘째 진행되면서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국회가 현재 비상근무체제로 전환해 총력 가동되면서 애꿎은 피해자 아닌 피해자도 나오고 있다.

22일 저녁에 시작한 필리버스터가 진행되면서 국회직원들은 비상근무 체제로 일하고 있다.
최대 10시간이 넘도록 의원들이 토론에 나서면서 국회내 의료진은 비상 대기 근무중이다. 자칫 발생할지 모르는 건강상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국회 의원회관과 국회 본관에 있는 의료진은 격일로 비상근무중이다.

국회 청사를 지키는 방호원들 역시 비상체제로 근무중이다.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국회 청사를 지키는 방호원의 경우에는 근무와 대기를 반복하며 3일간 국회에서 근무한 뒤 하루씩 퇴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회는 저녁이 되면 일부 출입구를 제외한 나머지 출입구는 폐쇄하지만 본회의가 열림에 따라 모든 출입구가 24시간 내내 개방된 상태다.

본회의장에서 무제한 토론을 진행하는 의원들의 발언을 기록하는 속기사들 역시 고달파졌다. 총 65명의 속기사는 한번에 4명씩 교대로 투입되어 의사록을 작성하고 있다. 속기사들은 5분에서 10분간씩 기록하는데 이들은 속기를 마친 뒤 기록된 내용과 녹음된 내용 등을 검토해 다음 교대 근무전까지 회의록을 작성하고 다시 속기에 투입되고 있다. 본회의가 24시간 진행됨에 따라 이들은 사실상 격일로 근무하면서 비상 근무중이다.
물론 여야 의원들도 총력 대결에 나서고 있다. 특히 무제한 토론에 나서는 야당 의원은 체력적 한계와 싸우며 고투를 벌이고 있고, 다음 순번 의원들도 순서가 언제 돌아올지 몰라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무제한 토론에 나서는 의원의 보좌진 역시 마찬가지다. 무제한 토론 내용 준비에서부터, 토론 시간 중 의원 지원, 해당 내용을 지역과 언론 등에 알리는 일 등으로 비상 근무중이다. 실제 토론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야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을 지키며 토론에 나서는 의원들을 지원하고 있다. 여당 의원들 역시 조를 짜서 본회의장과 국회에서 진행상황을 점검한다.

국회의장단은 살인적인 근무에 나서고 있다. 정의화 국회의장, 정갑윤 국회부의장(새누리당), 이석현 국회부의장(민주당)은 3교대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1시간반에서 2시간 가량 회의를 주재한 뒤 쉬다 차례가 오면 다시 본회의장에 투입되는 식이다.

무제한 토론에 대한 관심이 높다 보니까 본회의장을 중계하는 국회TV의 시청률도 크게 올랐다. 국회TV관계자는 "평소 시청률에 비해 최근 시청률이 큰 폭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케이블 방송 외에도 온라인 등에도 동영상이 공개되고 있기 때문에 실제 무제한 토론을 지켜보는 시청자 숫자는 대단히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도 장시간 진행되는 무제한토론을 정리해주는 사이트(http://www.filibuster.today)도 등장했다. 장시간 토론이 진행되어 전체 토론 내용을 살필 수 없게 되자 발언 순서에 맞춰 주요 토론 내용 등을 정리해주는 것이다. 이외에도 국회 바깥에서도 시민들이 1인 시위 형태로 필리버스터를 진행하고 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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