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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천구 민간인 동장 뽑았더니 사고 대처 속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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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사고 현장서 솔선수범한 마을주민 정영석씨부터 피해복구 위해 주민들, 동 주민센터 직원들 하나돼 신속하게 사고 수습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그날 오후 이웃집에 불이 붙은 걸 봤을 땐 저도 모르게 몸이 먼저 움직였습니다”

금천구 독산4동에서 25년간 슈퍼를 운영하고 있는 정영석씨는 지난 15일 사고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 공사장을 오가는 레미콘 차량이 전신주와 충돌해 인근 주택가가 단전되고, 끊어진 전선에서 발생된 전류로 인해 화재가 발생했던 것.
슈퍼에 있던 정영석씨가 쾅하는 소리에 밖을 나가 보니 이웃집에 불이 붙어 있었다. 당시 주변을 오가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다들 충격을 받아 발만 구르고 있었던 상황.

그때 정 씨는 근처에 있던 비상 소화장치함으로 달려가 호스를 연결했다. 그리고 호스를 끌고 불이 난 곳 까지 달려갔다.

정영석씨는 “그 때는 불을 꺼야한다는 생각 밖에 하지 않았다. 내가 오랫동안 소화장치함 관리자로서 훈련을 받았기에 사용방법을 알았다. 큰 불이 나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금천구 독산4동에서 25년간 슈퍼를 운영하고 있는 정영석씨

금천구 독산4동에서 25년간 슈퍼를 운영하고 있는 정영석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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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마침 소방차가 도착했고 정씨가 미리 소화장치함을 연결한 덕분에 소방대원들의 신속한 진화가 가능했다.
이 모습을 지켜본 한 주민은 “당시 아무도 행동할 생각을 할 수 없었는데 정씨가 용감하게 나서 주었다. 이웃 주민들이 모두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영석씨의 용감한 행동이 사고 피해를 줄였다면 피해를 입은 주민과 동 주민센터의 신속한 대응이 피해복구를 원활히 하고 있다.

사고로 인해 보일러 파손, 정전, 지하방 침수 등 피해를 입은 35명의 주민은 지난 18일 오후 3시 독산4동 주민센터에 모여 사고 피해보상 등 사후 조치를 추진할 대책위원회 구성을 위한 주민총회를 개최했다.

주민들은 ▲보일러 수리 ▲침수가구 복구 ▲레미콘 차량 골목길 진입통제 ▲전화·인터넷 등 통신시설 조치 ▲빈집 피해 확인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총회에서 대책위원회 대표로 선출된 양용규씨는 “주민들이 사건의 충격에서 벗어나 이제 수습하는 단계”라며 “무엇보다 사고 당일부터 지금까지 피해 복구를 위해 노력해 준 독산4동 주민센터 관계자들께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독산4동 주민센터는 사건 발생당일 피해 현장을 조사하고 주민센터 2층에 임시대피소를 마련했다. 또 음료, 라면, 생수 등을 피해 주민들에게 지원했다.

임시대피소를 이용한 황선아 씨는 “보일러 고장 때문에 숙식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었는데 주민센터에서 임시거처를 마련해 준 덕분에 큰 무리없이 하룻밤을 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주민센터는 사고 당일부터 전기, 보일러 복구가 대부분 이루어진 3일간 6개조 22명의 대책반을 구성해 24시간 교대근무를 했다.

올 1월1일 전국 최초로 민간인 동장으로 뽑힌 황석연 독산4동장은 “많은 주민들이 피해를 입는 사고가 발생해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 앞으로 사고 수습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특히 현재 우리 동에서 운영하고 있는 마을변호사의 자문을 거쳐 보상 등 피해구제 과정에 적극 대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독산4동 사고대책 총회

독산4동 사고대책 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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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용규 대표는 “이번 사고 복구를 위해 노력해 준 소방서, 경찰서, 독산4동 주민센터 관계자들께 깊이 감사하다”며 “어려움에 빠진 주민들을 위해 밤낮없이 노력한 공무원들에게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 복구에 도움을 준 공무원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담은 편지를 차성수 구청장과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보낼 계획이라는 양 대표는 “앞으로 사고 복구가 완료될 때까진 쉽진 않겠지만 주민과 동 주민센터가 힘을 합쳐 헤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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