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승부로 끝난 6·4 지방선거 연장전이자 역대 최대 규모의 '미니 총선'급으로 치러지는 이번 재보선에 여야 모두가 사활을 건 것도 이 때문이다. 2016년 4월 총선까지는 큰 선거나 정치 이벤트가 없어 이번 재보선 결과로 만들어질 여야의 정치지형이 상당 기간 유지될 개연성이 크다는 게 정치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신율 명지대(정치외교학) 교수는 "새누리당이 이겨도, 패해도 박 대통령의 당내 영향력은 급격히 떨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 교수는 "박 대통령 없이 치러지는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당내에선 '박 대통령 없이도 선거를 치를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고, 패할 경우 정국 운영에도 차질이 생겨 이래저래 곤란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윤희웅 정치컨설팅 민 여론분석센터장도 "여당이 승리하면 김무성 체제가 탄력을 받게 되고 박 대통령은 당청관계의 일방적 우위관계도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며 "만약 여당이 패할 경우에도 이제 갓 출범한 현 지도부보다 대통령에게 책임론이 쏠릴 개연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윤 센터장은 여당이 승리할 경우에는 "김무성 체제가 탄력을 받게 되고 당청관계에서도 자율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인문교양학)는 "여당은 선거결과에 상관없이 김무성 체제가 시동을 걸고 안착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신 교수는 "야당이 승리하면 현 지도체제가 유지될 것이고 손학규 후보도 이긴다 해도 혼자 살아오게 되면 경기도 맹주라는 이미지에는 손상이 있을 것"이라며 "기동민 후보 사퇴로 박원순 시장의 당내 영향력도 차단되는 등 당내 차기 대선주자군들의 영향력이 축소돼 안 공동대표가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체 선거결과와 별도로 전략공천 논란이 일었던 광주 광산을 선거에서 권은희 후보가 60% 이상 지지를 받지 못할 경우 "현 지도부가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도 "야당의 압승은 힘든 상황이라 무승부를 하든 선전을 하든 당 지도체제 개편 요구는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손학규 후보가 재입성할 경우 지도체제 개편에서 각 계파 간 세 다툼에서 손학규 대표 카드가 절충점이 될 수 있지만, 손 후보마저 패할 경우 상황은 더 복잡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윤 센터장은 "야당이 승리할 경우 현 지도체제가 유지를 하겠지만 패할 경우 현 지도부가 당내 비판 여론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경우 야당은 권력 경쟁구도에 진입하게 돼 상대적으로 더 크게 요동칠 것"이라고 봤다.
최은석 기자 chamis@asiae.co.kr
전슬기 기자 sgj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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