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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에도 고배당…무슨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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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누구를 위한 배당인가.'

최근 회사 형편에 아랑곳없이 특정 주주의 잇속을 채우기 위한 배당이 잇따르면서 시장참여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중 시가배당률이 가장 높은 기업은 덕양산업이다. 이 회사는 지난 11일 보통주당 3876원을 배당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배당률은 20.6%에 달한다. 총 배당금은 125억원가량이다.

덕양산업은 적자회사다. 지난해 이 회사의 매출은 전년보다 7.69% 줄어든 8366억원이었다. 영업손실은 12억원으로 2년 연속 적자다. 순이익은 전년보다 67.81% 급감한 13억원이었다.

이런 상황에도 고배당인 이유는 최대주주가 외국계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덕양산업의 최대주주는 지분 50%(162만주)를 갖고 있는 헝가리 법인 '비히'다. 비히의 지분 100%를 소유한 곳은 미국 자동차 부품회사 비스테온이다. 비스테온은 지난 99년 10월 덕양산업 지분을 인수, 14년 이상 최대주주 위치에 있다. 업계는 비스테온이 투자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이처럼 높은 배당률을 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비스테온이 이번에 받게 될 배당금은 63억원가량이다.
2012년 3월에도 덕양산업이 공시한 배당률은 26.9%였다. 배당률이 3% 이상만 되도 고배당주에 속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엄청난 배당률이다.

영풍제지도 고배당으로 유명하다. 지난 4일 영풍제지는 배당률을 10.54%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배당금 총액은 36억원가량이다. 전년에도 영풍제지 배당률은 11.97%나 됐다. 2012년 2월 공시한 배당률이 1.86%, 2011년 3월 0.6%, 2010년 3월에는 0%였던 것과 비교하면 배당률이 급격히 오른 셈이다.

이 같은 배당정책은 이무진 영풍제지 회장(81)이 35세 연하 둘째 부인 노미정 부회장(46)에게 지분 55.63% 전량을 증여하며 시작됐다. 당시 증여로 물게 될 증여세는 110억~120억원대로 추정된다. 이번에 받게 될 배당금은 20억원 이상이다. 그동안 받은 임원보수 등과 함께 증여세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영풍제지 또한 회사 실적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이번 배당금 총액은 지난해 영풍이익의 순이익 37억1000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영풍제지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보다 16.8%, 78.2% 감소한 943억6000만원, 35억8500만원이었다. 순익은 전년보다 54.8% 줄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업 가치를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고배당 정책을 유지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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