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 이사회, 창업주 델에게 인수가격 인상 요구
18일 주주 표결 앞두고 변수 될듯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미국 PC 제조업체 델 이사회가 마이클 델 최고경영자(CEO) 겸 창업주에게 델에 대한 인수 가격을 높여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업주 델은 사모펀드와 손잡고 델을 인수한 후 비상장사로 전환시키려 하고 있다. 델 주주들은 오는 18일 창업주 델의 계획을 승인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두고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 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은 델이 창업주 델에게 인수 가격을 높여달라는 제안을 했다고 전하며 18일 주주 표결에서 창업주 델의 계획이 주주 동의를 얻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기업사냥꾼으로 유명한 칼 아이칸은 창업주 델이 제시한 것보다 더 높은 가격에 델 주식을 인수해 주겠다며 장외에서 델 주주들을 흔들고 있는 상황이다.
창업주 델은 지난 2월 델 인수 후 상장폐지 계획을 발표하며 총액 244억달러, 주당 13.65달러에 델 주식을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창업주 델은 사모펀드 실버레이크 파트너스를 재무적 투자자로 끌어들였다.
하지만 델 이사회가 요구한 인수 가격 인상을 창업주 델이 들어주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창업주 델이 제시한 13.65달러도 실버레이크가 한 차례 양보해 상향조정한 가격이기 때문이다.
당초 실버레이크는 주당 13.50달러 이상 인수가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창업주 델은 자신의 델 상장폐지 계획을 공식 발표하기 직전이었던 1월에 실버레이크와 협상을 통해 실버레이크의 양보를 얻어냈고 인수 제안 가격을 13.65달러로 높였다.
하지만 창업주 델이 막상 상장폐지 계획을 밝힌 직후 13.65달러도 너무 낮다는 델 주요 주주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이에 창업주 델은 실버레이크 측과 인수 제안가에 대해 다시 협상을 했는데 실버레이크는 더 이상 인수 제안가를 높여줄 수 없다며 이번에는 창업주 델의 양보를 요구했다.
이에 창업주 델은 향후 델 주식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델 지분 16%의 주식 가치를 13.36달러로 매기기로 했다. 13.65달러의 인수 제안가보다 2% 가량 낮은 수준으로 자신의 주식 가치를 평가하기로 한 것이다. 그만큼 자신의 지분율은 희석되고 대신 다른 주주들의 지분율을 높임으로써 주주들의 불만을 무마시키려 했던 것. 당시 실버레이크가 이같은 방안을 창업주 델에게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창업주 델과 사모펀드 실버레이크가 한 차례씩 이미 인수 제안가에 대해 양보를 한 상태에서 인수 제안가를 높여달라는 델측의 요구를 들어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아이칸은 창업주 델의 상장폐지 계획이 공개된 후 델 지분을 매수하며 창업주 델과 대립각을 세웠다.
그는 자신이 창업주 델보다 더 높은 가격에 델을 인수해 주겠다고 나섰으나 델 이사회는 아이칸을 신뢰할 수 없다며 창업주 델의 계획을 주주 표결에 붙이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아이칸은 장외에서 계속해서 델 주주들을 흔들고 있다. 그는 지난달 18일 델 주주들에 서한을 보내 창업주 델을 제외할 경우 최대 주주였던 사우스이스턴 자산운용으로부터 지분을 매수해 자신이 델 최대 주주가 됐다며 델 주식을 주당 14달러에 인수해 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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