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작전명 '官과의 소통'
사정 칼날 대기업 겨냥, 대외협력 업무 보강 잇따라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김민영 기자]삼성과 LG가 관가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대외협력 업무를 연이어 보강하고 있다. 새 정부 들어 일감몰아주기, 지배구조, 중기적합업종 선정 등을 놓고 사정기관의 칼날이 대기업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대관업무도 크게 바뀌었다. 과거 음지에서 정부와 조율을 하던 것이 대관업무였다면 지금은 양지에서 설명하고 해명하며 이해를 돕는 역할에 주력하고 있다. 접촉하는 정부 부처도 큰 폭으로 늘리며 관가와의 소통 창구를 확대하고 있다.
19일 삼성그룹과 LG그룹에 따르면 두 그룹 대관 인력들이 업무영역을 여의도, 과천, 광화문에서 세종시로 확대했다. 매주 세종시를 찾아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한 정부 부처에 대한 대관 업무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부 계열사를 중심으로 대관을 담당하는 새로운 팀을 신설하거나 홍보팀 내 대관업무를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삼성그룹은 고위급 공무원들의 임원 및 사외이사 영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영입된 인사들이 대관업무를 담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해당 부처와의 관계를 증진하는데 일부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만 해도 송광수 전 검찰총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LG그룹도 각 계열사별로 대관업무를 담당하는 임원들을 상무급에서 전무급으로 일제히 승진시키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IR 및 홍보를 담당하던 직원 일부에게 대관업무를 맡기는 등 대관 전담 인력 보강에도 나서고 있다.
삼성그룹의 경우 미래전략실에서 오너 일가와 관련된 대관 업무를 맡고있다. 새정부의 경제민주화 행보에 발맞춰 사정기관의 칼날이 대기업을 집중 겨냥하자 외풍에 대비하기 위해 청와대, 국회, 공정위 등의 대관 통로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일감몰아주기, 지배구조 등 정부의 대기업에 대한 감시가 활발해지면서 사실과 다른 점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어 인력을 늘리고 대관 소통로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LG그룹은 전자, 화학, 통신 등 계열사별로 대관 업무 담당을 두고 있다. 공정위를 비롯해 그룹 차원에서 대응해야 할 일이 발생하면 각 계열사 대관 인력들이 공동 대응하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로 대관 통로를 넓히고 나선 점도 주목된다. 과거에는 제조업을 담당하는 지식경제부 위주로 대관 업무를 진행했지만 최근에는 방통위에 더 공을 들이고 있다. 스마트TV와 스마트폰 사업 때문이다.
인터넷을 연결해 방송을 볼 수 있는 스마트TV는 망중립성 문제를 놓고 통신 3사와 첨예한 대립을 하고 있다. 통신사들은 스마트TV 제조사가 망 사용료를 내야 한다는 입장이고 제조사의 경우 PC를 비롯한 여타 디지털기기와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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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의 경우 가계 통신비 인상 요인의 주범으로 지적받고 있다. 값비싼 스마트폰 할부 가격이 가계 통신비를 큰 폭으로 올려 놓았다는 것이다. 통신 요금 인하 요구가 거세지자 통신사들이 스마트폰 가격이 문제라는 주장에 나서며 제조사가 직접 이에 대해 해명할 필요가 생긴 셈이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과거 대관업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았지만 지금은 정부 각 부처와의 소통로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 각 부처에 복잡 다양한 사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정부의 다양한 요구에도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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