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부, 인터넷 검열 부담 업체에 넘겨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웨이보(微博)를 중심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보편화하면서 중국 내 여론 형성 지형이 크게 바뀌고 있다. 중국 당국으로서는 인터넷 규제ㆍ검열 필요성이 커진 셈이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온라인판은 중국 정부가 인터넷 콘텐츠 검열 책임 가운데 상당 부분을 해당 서비스 업체에 떠넘겨 인터넷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지난해 3월 24일 중국의 탐사보도 전문 언론인 양하이펑(楊海鵬)은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 사망 사건 배후에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가 연관돼 있다는 글을 웨이보에 올렸다. 그의 글은 급속도로 확산돼 다음날 당국이 삭제하기 전까지 커다란 주목을 끌었다.
당시 사건에 보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가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중국 사회는 발칵 뒤집혔다. 이후 보는 몰락의 길을 걸어 실각하고 뇌물 수수, 직권 남용 혐의로 사법 당국으로부터 조사 받게 됐다. 중국 최고 지도부 입성을 눈앞에 뒀던 보가 추락하고 만 것이다.
중국에서 정보 흐름은 인터넷, 특히 웨이보 등장 이후 대격변을 겪고 있다. 정부나 공산당에 부정적인 내용은 여전히 삭제된다. 하지만 이제 인터넷이라는 정보 유통 창구가 생겨 전문가들은 중국이 한 단계 진보했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해외 중국어 매체 차이나디지털타임스의 소피 비치 편집인은 "이제 중국인들도 온라인에서 부패, 권력 남용, 환경 오염 같은 사회 현안에 대해 다른 이들과 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중국의 언론인ㆍ블로거들은 인터넷 검열 당국을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에 나오는 진실부로 빗대기도 한다.
중국 당국의 검열은 인터넷 기업에 부담이 되고 있다. 웨이보 운영 업체인 시나(新浪)의 경우 자동 검색 필터 및 별도의 인력까지 동원해 새로 올라온 글들을 검열한다. 시나의 차오궈웨이(曹國偉) 최고경영자(CEO)는 "인력 100여명이 하루 종일 웨이보에 문제될 내용이 있는지 살펴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부에서는 실제 검열 인력이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최대 검색 사이트 바이두(白度)의 리옌훙(李彦宏) CEO는 2010년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회견에서 "중국의 법을 지키는 데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당시 중국 시장에 진출한 구글의 경우 "자기 검열이 필요 없는 반면 바이두는 검열 인력을 따로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크다"고 털어놓았다.
중국의 모든 인터넷 기업은 자기 검열에 기업 자원 일부를 투입해야 한다. 이것이 중국의 법이다.
국제 언론단체인 언론인보호위원회(CPJ)의 보브 디에츠 아시아 담당 조정관은 "중국 인터넷 기업들이 인터넷 콘텐츠 검열을 책임지는 동시에 이용자들의 반발도 무마해야 하는 처지"라고 지적했다.
중국에서 정부에 대한 불만ㆍ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져 인터넷 기업들의 고충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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