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의료 상업화 보고서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Book]병원장사.. "의사들의 처방, 항상 의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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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몇알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한데 엄청난 비용의 수술을 강제로 받았다고 한다면 당신은 어떤 기분일 건가 ?" 김기태가 쓴 '병원 장사'는 충격적이다. 평소 우리는 병원에 갈 때마다 의사가 제대로 처방했는 지, 치료 비용은 적정한 지 의심한다. '병원 장사'는 우리의 의심이 타당하고, 의사와 간호사, 사무장 등 병원 종사자가 환자를 어떻게 속이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나아가 병원의 장삿속이 우리 의료체계의 헛점에서 발생했음을 밝혀낸다. 저자는 병원이 돈을 벌기 위해 '없는 병'도 만들어낸다는 전제하에 직접 가짜 환자놀이를 시작한다. 저자는 이가 아픈 척 여러 치과를 찾았다. 헌데 병원마다 처방이 다르고 치료비가 현격하게 차이가 났다. 치료가 필요없다는 병원이 있는 반면 2개, 심지어는 5개가 충치라고 진단한 곳도 있었다. 소재 가격도 천차만별일 뿐 아니라 고가제품을 유도하기도 했다.

척추병원도 예외는 아니었다.맨 처음 찾은 척추전문병원에서는 의사가 몸에 손도 대지 않고 엑스레이를 찍고는 무조건 70만원짜리 MRI를 권했다. 하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운영하는 공공병원에서는 일주일치 약 처방을 하고는 통증이 있을 때 다시 오라며 돌려보냈다. 보통 자연치유가 되기 때문에 2∼3주 동안 경과를 지켜보자는게 의사의 소견였다. 이와 관련한 통계치는 더욱 놀랍다. 한국 척추 수술 환자는 2008년 7만9418명에서 2010년 10만368명으로 2년새 26.3%가 늘었다.


치질 병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어느 치질 전문병원에서는 당장 수술하고 하루 이틀 뒤 퇴원하라고 권했다. 그러나 다른 병원에서는 조금 피가 나는 증상은 별 일 아니라며 약 처방을 해줬다. 치질 수술 분야의 경우는 1999년 6만건이던 것이 2001년 18만4000건으로 3배나 늘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외과병원이 경쟁적으로 항문외과를 개설하고 과잉 중복 수술한 것이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이처럼 저자의 가짜 환자 놀이에서도 알 수 있듯 의사에 의해 강제로 치질 수술을 받고 엄청난 돈을 지불한 사람이 통계와 수치를 통해서도 그대로 드러난다.이제 병원은 더이상 환자를 고치는 곳이 아니라 없는 병도 만들어 강제 수술하는 요지경이다. 병원에 잘못 갔다가는 몸 버리고 돈 버리고, 아까운 시간만 날릴 판이다.


병원이 돈만 밝힌다는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저자는 가짜 환자놀이를 하는 동안 너무나 쉽게 병원의 과잉 의료, 의료 사고 등을 확인할 수 있어 싱거웠다고 토로할 정도다. 척추 수술 전문의 대상 설문(중복 응답 가능)을 살펴보면 고령화에 따른 유병률 증가(77.3%), 신의료기술의 신속한 도입(64.9%), 의사들의 수술 유도(43.8%)로 답해 불필요한 수술을 실시했음을 시인한다. 고가 장비 비용을 뽑으려고 수술을 하거나 '매출' 때문에 건강한 환자도 불필요한 수술을 시키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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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의 과잉ㆍ부당 의료는 영리 법인 허용이 키운 괴물이다. 2006년 제주 경제자유구역법에 법인 허용, 2011년 송도국제병원 우선협상자 지정 등 병원에 투자, 배당 등을 허용하는 영리법원 정책이 과잉 진료를 낳았다. 박근혜 정부도 이명박 정부를 따라 영리법인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 시장화의 최대 수혜자는 삼성이다. 저자는 삼성이 의과대학, 대형병원, 제약회사, 보험회사를 아우르는 '의산 복합체라고 규정한다. 따라서 현 추세대로 갈 경우 삼성이 크게 유리해진다. 영리병원으로 투자가 늘어날 경우 의료서비스의 질은 올라갈 수 있다. 그러나 혜택은 중산층 이상에게 돌아가고 대다수 국민의 건강은 회복 불능에 빠진다.
이에 저자는 국민 건강을 지키려면 의료의 공공성읗 회복해야한다고 진단한다. 또한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지금보다 확대하고 주치의 제도를 제대로 시행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제안한다. 또 병원이 이윤 추구로부터 자유로와지기 위해서는 포괄 수가제를 적용하고, 병원의 소유와 지배를 공공화해야 국민건강권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병원 장사-대한민국 의료상업화 보고서/김기태 지음/씨네 21북스/값 1만3000원>


이규성 기자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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