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 줄고 상장사 빚 늘어
같은 기간 설비투자는 10% 늘어 국내총생산(GDP)의 17%를 차지했다. 새로운 공장과 기간 시설 건설이 단기 경제 활성화를 부채질하고 장기 성장 전망까지 끌어올린 것이다. 그러나 현재 인도 기업의 설비투자는 GDP의 10~12% 수준으로 떨어졌다.
설비투자 감소로 인도의 모든 산업에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인도 경제 호황의 상징이었던 이동통신업체들이 주파수 경매에서 잇따라 실패한 것이다. 입찰 핵심 조건인 대규모 설비에 투자할 이통사가 없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설비투자 감소가 정상적인 경제 사이클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1998년 슬럼프에 빠졌던 투자가 결국 반등했듯 현재의 투자 위축은 자신감 부족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인도 정부는 지난 9월 소규모 개혁안 발표로 자국 경제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애썼다.
기업 부채도 문제다. 인도 기업들의 재정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하지만 통신ㆍ전력ㆍ건설 같은 자본집약 산업의 경우 빚더미 위에 올라 있다. 인도 주식시장에 상장된 80개 기업의 부채 규모는 2007년 3월 290억달러에서 지난 3월 1630억달러로 급증했다.
크레디스위스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발기인 10명이 안고 있는 총 부채는 같은 기간 5배 이상 늘었다. 이들의 빚 가운데 13%는 은행에서 빌린 것이다. 기업이 파산할 경우 은행권까지 흔들릴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인도 기업들의 지속적인 채권 발행으로 빚이 늘면서 최근 외국인 투자가 상당히 늘었지만 이는 되레 인도 경제의 변동성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코노미스트는 가장 이상적인 해법으로 기업이 주식을 팔아 빚을 갚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이는 지분 감소로 이어지는 탓에 발기인들이 좋아하지 않는다. 은행, 규제 당국, 정부가 지금까지 빚으로 빚을 갚는 차환에 더 의존해온 게 문제라는 지적이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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