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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기업의 생존, '진화'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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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 미래를 완벽하게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어떤 전략도 100%의 성공을 거두리라는 보장은 없다. '생존률'을 높이는 유일한 방법은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다.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거나 저항하면 빙하기를 맞은 공룡 신세로 전락하기 마련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잘 나가는 기업이라도 거듭 진화해야 한다. '승자의 편견'은 기업의 진화론에 대한 책이다. "얼마나 훌륭한 비즈니스 모델을 생각했는지, 얼마나 상세하게 '플랜 A'를 구상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적군을 맞닥뜨렸을 때 처음부터 계획대로 진행되는 전투는 없다(164쪽)" 그렇다면 어떻게 제대로 된 '플랜 B'로 갈아 탈 수 있을까?

 '승자의 편견'은 관성을 고집하다 몰락한 기업들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즉석 사진 기업 폴라로이드는 오랫동안 업계 1위를 고수해왔다. 그러나 1990년, 디지털 카메라 열풍이 밀어닥치며 폴라로이드의 입지는 흔들리기 시작한다. 촬영물을 즉석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즉석 사진의 장점은 디지털 카메라 앞에서 무력화됐다. 이 때 폴라로이드의 선택은 '현상유지'였다. 1995년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선임된 새 CEO는 "아날로그 사진 시장은 살아남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예상은 빗나갔다. 저가의 아날로그 카메라를 새로 내놨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2001년 폴라로이드는 결국 폐업한다. '플랜 B'를 개발하는 데 전력하지 않은 대가였다. 비디오 대여업체 블록버스터 비디오도, 제너럴모터스도 같은 수순을 밟았다.

 물론 처음부터 좋은 전략을 세우는 것 역시 필요하다. 제대로 된 '플랜 A'의 중요성은 두 말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승자의 편견' 역시 초기 전략 수립 방법과 시장에서의 우위를 수성하는 방법부터 논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역시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라는 물음이다. 대개의 기업이 과거에 얽매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이미 겪어 본 상황이야말로 미래에 대처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해답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어떤 일의 결과를 보고 나서 자신이 그 결과를 미리 알고 있었다고 착각하는 '사후판단 편향' 효과는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게다가 패배를 인정하기 싫어하는 심리는 조직에서도 드러난다.

 그래도 생존을 위해 변화하기로 결심했다면 어떤 변화가 슬기로운 선택일까? 저자는 "전략과 전술을 모두 진화시켜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략적 진화는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의 전술을 고도화하는 것이다.
'메모리칩'의 문제를 더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마이크로프로세서'로 전환해온 인텔이 좋은 사례다.

전술적 진화는 기존의 전술을 끊임없이 수정하고 개선하며 새로운 전술을 제시하는 것이다. 월마트는 '최저가로 상품을 제공한다'는 큰 목표 아래 물류체계와 납품 방식에서 여러 차례 실험을 거듭한다. 1980년대 초반 수도권으로 확장하면서는 모든 매장에 스캐너를 도입했고 제품 자료를 납품 업체에 그냥 넘겨 주었다. 이전까지는 업체들이 돈을 받고 납품 업체에 팔던 자료였다. 월마트는 제품 자료를 제공할 때 납품 업체가 생산가를 낮춰 더 저렴한 상품을 제공할 수 있으리라는 점을 간파했던 것이다. 지금껏 월마트가 선전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물론 진화를 견뎌낼 수 있는 조직을 만드는 것도 수반돼야 한다. 구성원들이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일신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기본 전제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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