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메이폴, 이랜드, 닉스, 퀵실버, 이스트팩, 콤비콜라, 815콜라, 축배사이다, 파파이스…. 1990년대 유행하며 이름을 날렸던 브랜드들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강산이 두 번이나 변한 2012년, 이 브랜드들은 어떻게 됐을까. 일부 브랜드들은 전성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브랜드들은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거나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비슷한 시기 중가 캐주얼 브랜드였던 '메이폴'은 최근 가격대를 30∼50% 가량 낮추고, '유니클로'ㆍ'자라' 등과 차별화된 빈티지 콘셉트의 SPA브랜드로 전환했다. 현재 전국 36개 매장에서 운영 중이다.
또한 가수 서태지와 아이들은 은퇴했지만 이들이 즐겨 입던 브랜드인 닉스, 펠레펠레, 보이런던 등은 최근 그룹 빅뱅이 입고 나와 젊은 층에게 재조명 받고 있다. 닉스는 현재 홈플러스, 이마트 등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브랜따노', '티피코시', '펠레펠레' 등은 온라인에서 판매 중이다.
그러나 사양길로 접어든 브랜드들도 많다. 1996년도 해태음료에서 시판된 '콤비콜라'는 국산콜라의 명맥만 겨우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캐나다 코트사에서 콜라원액을 들여와 만드는 콤비콜라는 시중에서는 쉽게 구할 수 없다. 이와 함께 해태음료에서 1997년도에 출시됐던 '축배사이다' 역시 찾아보기 힘든 제품 중 하나다. 사이다의 기본 향인 레몬라임향 대신 배향을 넣어 차별화를 꾀했으나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지 못한 채 시장에서 외면당했다.
콜라독립을 외치며 등장했던 '815콜라'도 한 때 점유율을 14%까지 끌어올렸지만 본사인 범양식품의 부도와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815콜라는 1999년 초반 출시 1년 만에 5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유통업계는 815콜라의 실패를 고가 전략을 선택 하며 두 차례 인상한 가격 변동을 원인으로 지적했다. 톡 쏘는 맛을 좌우하는 탄산가스 양을 고정시키지 못하고 계속 조정해 소비자들에게 뭔가 부족한 맛의 콜라라는 인식을 심어주며 외면당하기 시작했다. 결국 2007년 범양식품은 부도를 맞았다.
또 1994년 서울 압구정에 매장 1호점을 개장한 패스트푸드 업체 '파파이스'는 2004년 200호점을 내며 국내 주요 패스트푸드 업체로 전성기를 누렸지만 현재 매장 수는 절반으로 뚝 떨어진 상태다. 2012년 상반기 기준으로 서울에서 운영하고 있는 매장은 총 26개에 불과하다. 전국적으로는 총 103개로 대폭 감소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하지 못하면 소비자들에 외면 받기 십상"이라며 "끊임없이 노력하고 변화에 준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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